26년 만에 리메이크된 '캔디'... 세대 통합이 따로 없네 [헤드폰을 쓰세요]

손화신 2022. 12. 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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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이렇듯 NCT DREAM 때문에 H.O.T. 세대가 소환됐는데, 그 반대로 '캔디'로 인해 지금 세대들이 옛날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1996년 H.O.T. '캔디' 무대 영상에는 "진짜 이런 것만 보면 90년대에 가서 덕질해보고 싶음. 21세기도 좋지만 20세기 감성이랑 느낌 그리고 노래 분위기가 너무 좋음"이라는 현재형 댓글이 다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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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을 쓰세요] NCT DREAM 'Candy(캔디)'

소피마르소의 머리 위로 헤드폰이 내려앉은 순간, 사랑은 시작됐습니다. 소녀의 눈앞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지요. 아등바등 사느라 자주 놓치게 되는 당신의 낭만을 위하여, 잠시 헤드폰을 써보면 어떨까요. 어쩌면 현실보단 노래 속의 꿈들이 진실일지도 모르니까요. Dreams are my reality. <기자말>

[손화신 기자]

사실은 오늘 너와의/ 만남을 정리하고 싶어/ 널 만날 거야 이런 날 이해해/ 어렵게 맘 정한 거라/ 네게 말할 거지만/ 사실 오늘 아침에/ 그냥 나 생각한 거야

누군가는 처음 듣고, 또 누군가는 이미 수천 번 들은 가사일 것이다. H.O.T.의 대표곡 'Candy(캔디)'의 도입부다. 이 곡을 이미 아는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가 2022년의 끝자락에서 비로소 통합되는 그림이라니, 참 묘하다. 
 
 NCT DREAM 'Candy'
ⓒ SM
지난 16일 NCT DREAM(엔시티 드림)이 발표한 겨울 스페셜 미니앨범 < Candy >의 타이틀곡 'Candy(캔디)'는 1세대 아이돌 H.O.T.가 1996년 발표한 정규 1집 수록곡이다. 두 말 하면 입이 아픈 히트곡이자, 1세대 아이돌의 상징 같은 곡이다. 이 노래를 같은 SM엔터테인먼트 후배인 NCT DREAM이 리메이크하면서 30~40대의 마음까지 설레게 하고 있다. 

그걸 피부로도 느낄 수 있었다. 며칠 전, 이 곡이 발매되던 날에 지하철을 탔는데 그때 내 옆에 앉은 30대로 보이는 여성이 NCT DREAM의 '캔디'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NCT DREAM의 팬일 수도 있겠고, H.O.T.의 팬이었던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부뿐 아니라 차트 성적으로도 세대통합을 느낄 수 있었다. NCT DREAM의 '캔디'는 29일 오전 기준 음원사이트 멜론 TOP100 차트의 4위에 올라 있다. 이런 놀라운 성적에 한 음악팬은 "울 드림이들 대중픽 완전 제대로 받았구먼!"하는 댓글을 달며 기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곡을 모르는 NCT DREAM 세대뿐 아니라 이 곡을 알고 사랑했던 H.O.T. 세대까지 반응했기에 '대중픽'이 된 것으로 보인다.

"H.O.T. 팬이었는데 우연히 TV에서 '캔디'가 나와서 찾아 듣게 됐어요. 지금은 10살 아이도 있고 이제 곧 40대가 되는 나이지만 1996년도에 데뷔한 내 가수를 좋아하며 들었던 노래를 이렇게 리메이크로 들으니 추억도 돋고 뭔가 뭉클하네요."

이런 댓글뿐 아니라 "어릴 때 '캔디' 테이프 늘어지도록 들었는데 엔씨티 드림이 지금 느낌으로 잘 해석했네"라는 반응, "나 초등학교 때 정말 대박난 노래였지. 옷이랑 액세서리 따라 사서 입는 친구들이 반에 수두룩했으니까"라는 반응 등이 눈에 띄었다. 이렇듯 NCT DREAM 때문에 H.O.T. 세대가 소환됐는데, 그 반대로 '캔디'로 인해 지금 세대들이 옛날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이 노래 들으면 태어나지도 않았던 90년대로 돌아가는 기분임."

이런 댓글과 함께 1996년과 2022년의 팬 문화를 비교해보는 반응들도 속속 보였다. 유튜브에 올라온 1996년 H.O.T. '캔디' 무대 영상에는 "진짜 이런 것만 보면 90년대에 가서 덕질해보고 싶음. 21세기도 좋지만 20세기 감성이랑 느낌 그리고 노래 분위기가 너무 좋음"이라는 현재형 댓글이 다수 달렸다. "와, 이때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딱 한 번만 저 시대로 가서 H.O.T. 파보고 싶다"는 글도 있었다. 

지금의 음악팬들에겐 그때의 '생목 라이브'도 신기해 보이는 듯했다. "덕지덕지 사운드 안 깔리고 진짜 깔끔한 라이브에 귀가 시원해진다", "저때는 립싱크라는 자체가 아예 없었는데, 저렇게 격한 춤을 추면서 라이브를 하는 건 진짜 대단하다. 너무 안정적으로 잘 한다"라며 새삼 옛날 아이돌에 대한 존중을 드러내는 반응도 많았다. 

이렇듯 26년 만에 NCT DREAM만의 색깔로 재해석된 '캔디'는 세월을 넘어 노래 하나로 감성이 공유되는 경험을 넓은 세대에 걸쳐 선사해준다. 
 
 NCT DREAM 'Candy'
ⓒ 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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