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등산까지 구슬땀…'출루왕' 홍창기는 부활을 꿈꾼다
"올 시즌 부진, 더 열심히 훈련해야"
"수영·등산으로 체력 향상, 기분 전환"
"올해는 더 심한 경쟁에 놓여 있어"
LG 트윈스 홍창기(29)는 비시즌에 아침부터 오후까지 바쁘게 움직이며 구슬땀을 쏟고 있다.
홍창기의 오전 일과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시작된다. 매일 오전 8~9시 야구장으로 출근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비롯한 기본적인 훈련을 11~12시까지 소화한다. 점심식사 후엔 레슨 장을 찾아 타격 등, 기술적인 부분을 보강한다. 주 1~2회 수영과 등산을 하는 날도 있다.
홍창기는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 훈련을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2020년 135경기에서 타율 0.279, 출루율 0.417을 기록한 홍창기는 지난해 출루율 1위(0.456)에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LG 선수로는 처음으로 100득점·100볼넷을 동시 달성했다. 하지만 2022년 성적은 타율 0.286, 출루율 0.390으로 떨어졌다. 부상으로 결장하기도 했고, 시즌 막판에는 1번 타자를 빼앗기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홍창기가 내년 시즌 부활을 다짐하며 더 열심히 훈련하는 이유다. 홍창기는 "학생 시절 이후 정말 오랜만에 수영하고 있다. 한 번에 1시간 30분은 한다"면서 "수영은 전신 운동이 되고 체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남한산성과 청계산에서 한 시간 내외의 쉬운 코스를 등산한다"고 덧붙였다. 수영이나 등산을 통해 훈련 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있지만, 기분 전환까지 생각해서다. 홍창기는 "수영이나 등산하고 나면 상쾌하다"고 귀띔했다.
홍창기는 이런 시간을 통해 올 시즌을 반성한다. 그는 "시즌을 잘 준비했지만, 약간만 방심해도 다칠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역시 야구가 쉽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홍창기는 시범경기 타율 1위를 질주하다 허리 통증으로 이탈, 정규시즌에 뒤늦게 합류했다. 6월 말에는 내복사근을 다쳐 한 달 동안 1군을 비웠다. 그는 "부상 후 컨디션이 저하되면서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그러다가 더 조급해졌다"라고 했다.
홍창기의 장점인 출루율과 선구안이 나빠졌다. 타석당 볼넷(0.17개→0.11개)과 투구 수(4.17개→4.10개)가 감소했다. 그는 "결과가 나오지 않다 보니 빠른 볼카운트에 승부를 보려고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결국 나쁜 공에 손이 나가면서 내 장점이 사라졌다. 잘 참고 기다리며 좋은 공을 노렸어야 했다"라며 곱씹었다.
그는 이어 "이것저것 많이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감했다. 나 자신과 싸우다가 시즌이 끝난 느낌"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유일한 소득은 2021년에도 0.343으로 높았던 득점권 타율이 0.385까지 더 오른 것이다.
사령탑 교체와 함께 탄탄한 LG 외야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LG는 새 외국인 타자로 외야수 오스틴 딘을 영입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오스틴 딘을 주전 우익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기존 우익수였던 홍창기는 좌익수로 이동시킬 예정이다.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의 좌익수 출전 시간을 줄이고 지명타자 비중을 높일 계획을 하고 있다. 홍창기가 이전 모습을 찾지 못한다면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성주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본다.
홍창기는 "항상 경쟁하는 위치에 있다고 여겼는데 올해는 심한 경쟁에 놓였다고 생각한다"며 "스프링캠프에서 감독님께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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