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정상들에 금반지 준 푸틴…"사우론이냐" 조롱 쏟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친러 성향의 국가 지도자들에게 금반지를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며, 푸틴을 영화 '반지의 제왕' 속 암흑의 군주 사우론에 비유하는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J.R.R. 톨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반지의 제왕'에서 사우론은 탐욕이 담긴 반지 9개를 인간 왕들에게 나눠주고 이들을 지배한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은 26~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담 때 참여국 정상 8명에게 금반지를 선물했다. CIS는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 중에서도 친러 성향인 벨라루스·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으로 구성됐다. 구소련 독립국 중에 우크라이나와 발트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반지에는 '러시아'와 함께 새해 인사가 새겨졌다. 공교롭게도 푸틴 자신의 것까지 포함하면 반지는 총 9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선 푸틴을 향한 비난과 함께 반지 이미지가 빠르게 퍼지며, 사우론과 푸틴을 합성한 사진 등 각종 패러디물이 올라오고 있다.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금반지 이미지를 올리고 "푸틴은 21세기 히틀러가 되는 일에 싫증이 났는지, '반지의 제왕' 속 강력한 사우론이 되기로 한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그럼 이제 공식적으로 러시아 군대를 '오크(orcs)'라고 부를 수 있겠네"라고 남겼다. 오크는 라틴어로 악마를 뜻하는 말로 '반지의 제왕'에서 사악한 세력의 병사로 이용되는 종족이다.
러시아의 저명한 정치학자 예카테리나 슐만은 텔레그램을 통해 "당연히 '반지의 제왕'을 의식하고 의도적으로 벌인 일"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헛된 꿈을 상징한다"고 지적했다. 푸틴에 비판적인 러시아 언론인 율리아 라티니나는, 푸틴 때문에 러시아의 국제적 고립이 심화하고 있단 점을 꼬집으며 "무기력의 반지"를 나눠준 셈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 반지를 끼는 이의 국가는 미치광이가 지배하는 어둠 속으로 떨어질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새해 선물일 뿐"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반지를 끼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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