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10년 넘게 예술활동, 잘 되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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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김정오(48, 경기 화성 봉담)는 많이 놀아 본 남자다.
하도 놀아서 이제 노는데 여한이 없다던 그가 이제 공공 예술을 기획하며 '놀이 판'을 깐다.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줄 테니 와서 마음껏 노시오라고 말하는 김정오 '열터' 대표를 26일 경기 화성 병점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나 문화를 만드는 곳 열터 대표, 화성민예총 지부장, 봉담 문화의집 관장이 그의 타이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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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 윤 미]
▲ 김정오 열터 대표 |
ⓒ 화성시민신문 |
전라남도 고흥군에서 자란 그는 밖에서 노는 데 집중한 나머지, 여름 한철 볕에 그을린 피부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껍질 갈이를 했다고 말했다. 한때 목숨 걸고 놀아봤던 남자가 이제는 일과 논다.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관련 기업에 종사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일을 그만뒀다. 2005년 향남에 풍물패와 전통놀이를 기반으로 한 화성 열린 문화터를 창단했다. 2008년 병점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이름도 '문화 발전소 열터'로 바꾸고 본격적인 공공예술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나 문화를 만드는 곳 열터 대표, 화성민예총 지부장, 봉담 문화의집 관장이 그의 타이틀이 됐다. 1명으로 시작한 열터는 현재 5명의 직원과 함께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열터의 가장 최근작은 '매향리 아트런'이다. 기자가 길을 지나다 우연히 마주한 '내가 농섬보다 외롭다'는 현수막의 글귀가 마음에 확 와닿았다. 가슴 철렁한 글귀에 감동한 게 기자뿐이 아니었는지, 400명을 최대치로 잡은 방문자의 수는 예상을 훌쩍 넘었다. 2022년 2회차를 맞이한 '매향리 아트런'은 작년보다 올해 더 많은 사람이 찾았다. 김정오 대표는 "내년, 내후년에는 더 잘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어떤 이유로 그렇게 확신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공간이요. 공간이 너무 좋아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놓으면 거기에 오는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그 공간에서 노는 건 각자의 몫이죠."
설계하되 강요하지 않고 참가자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축제가 열터의 기획력이다. 흔하지 않고 세련된 기획에는 기획자의 숨은 노고가 있기 마련. 이런 열정 뒤에는 열터 직원 들의 응집력이 있다. 열터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기업문화 소개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모든 사업이 곧 나의 대표 프로젝트다. 일의 시작과 끝은 대화로 부터 출발, 관찰하고 경청해서 발견하자, 우리의 가장 큰 강점은 실패해도 괜찮다는 것, 책임은 실행한 사람이 아닌 결정한 사람이 진다."
저런 글귀는 누가 지었는지 물었다.
"같이 지었죠. 매년 달라져요. 일주일에 걸쳐 직원들과 함께 워크숍을 하는데, 그때 만들어요. 주체적 인간, 주인이 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떤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가를 고민하죠. 내년에는 아마 또 달라질 거예요."
열터의 핵심 프로젝트는 생생우리음악축제, 융건릉 전통문화콘서트, 매향리 아트런, 청춘 마이크 등이다. 화성 지역색이 진하게 물들어 있는 지역 특화 콘텐츠로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가지고 매회 성장하는 축제를 보여준다.
김정오 대표는 "앞으로 지역 예술가들이 기획하고 공연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열터가 만들어가는 2023년도 놀이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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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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