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확진' 쓰나미에 중국발 검역 강화…中 "서방 변검 잔머리"

신경진 2022. 12. 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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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베이징의 한 철도역에서 승객이 방호복으로 무장하고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중국발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검역 강화 조치를 서두르는 가운데 중국은 이를 방역의 ‘정치화’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중국 의료시설에선 응급환자의 중증률이 80%까지 치솟으며 이미 8억명이 감염됐다는 홍콩 매체 보도가 나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9일 ‘코로나19 방역, 미국과 서방의 중국에 대한 ‘변검(變臉, 가면을 순식간에 바꾸는 중국의 전통극, 빠른 입장 변화를 뜻한다)’은 무엇을 설명하나’라는 칼럼을 싣고 미국·일본·이탈리아 등의 신속한 검역 강화를 ‘잔머리’라고 비판했다.

선이(沈逸) 푸단(復旦)대 인터넷국제거버넌스연구기지 주임은 칼럼을 통해 “입국 문제에서 변검의 빠름은 전형적인 ‘정치화’ 조작”이라며 “변검의 배후에는 3년째 계속되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잔머리(小心思)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이외의 나라는 코로나19의 충격과 도전에 직면해 효과적인 통제를 제대로 못 해왔다”면서 이들이 “중국을 공격할 기회를 어떻게든 찾으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중국을 상대로 입국 단속을 강화하려는 국가는 이런 ‘정치화’ 동기로 시작한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서구 국가들이 코로나19를 제대로 통제 못하고 중국에 원인을 돌리려 한다는 주장이다.

28일 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환영객들이 항공기 도착 현황을 살피고 있다. 홍콩 정부는 중국과 홍콩발 여객기 입국을 4개 공항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지 말 것으로 요구했다. AFP=연합뉴스


“방역 적절해야” 中 주장에 “어이없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시종 각 나라의 방역은 과학적이고 적절해야 하고, 각 나라 국민을 차별하지 말며, 정상적인 인원 왕래와 교류 협력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된다고 했다”며 중국인을 차별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왕 대변인은 사흘 연속으로 중국인 검역에 불만을 드러냈다. 28일에는 특히 ‘서방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이들이 중국의 방역 정책 조정을 의도적으로 과장·왜곡하면서 “자국이 겪은 많은 방역 혼란과 지불한 엄중한 대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이중기준’이라고 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방역은 과학적이고 적절해야” 발언에 한 트위터리안이 지난 3년간 중국의 방역 장성을 조목조목 짚으며 “어이가 없다”고 한탄했다. 트위터 캡쳐


쓰촨성 63.5% 전국 8억 명 이상 감염


한편 홍콩 성도일보는 29일 “인구 5200만명의 쓰촨(四川)성 방역 당국이 지난 25일 표본 15만 명을 조사한 결과 인구의 63.52%가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전국적으로 최소 60% 인구가 감염됐다고 할 때 8억명 이상이 이미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저장성 위생건강위원회는 이미 지난 25일 매일 100만 명 이상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다며 신정 전후로 하루 20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 응급환자 80%가 1~3급 중증”


확진자 급증으로 중국 의료시설은 위기 상황이다. 메이쉐(梅雪) 차오양병원 응급실 부주임은 “평소 응급실 환자가 하루 100여명이었지만 현재 450~550명으로 급증했다”며 “그중 노인, 기저 질환자 등 위중증 환자 위주여서 상황이 엄중하다”고 관영 인민망에 토로했다. 중국중앙방송(CC-TV)도 주화둥(朱華棟) 베이징 셰허(協和)의원 응급실 주임을 인용해 “의사 생활 30여년 만에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요 며칠 1·2·3급 응급환자의 비율이 이미 75~8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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