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소방서장 “처음엔 많이 당황, 구조 소홀한 적 없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진상규명과재발방지를 위한국정조사특별위원회 서울시, 대검, 용산구청 등 기관보고에서 기관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신청한 최성범(52) 용산소방서장의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한 가운데, 최 서장은 29일 부실하게 구조를 지휘했다는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최 서장은 이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기관보고에 출석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부인하며 참사 당시 구조 지휘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최 서장은 “당일 오후 10시29분 현장 인근 도로변에 도착했고, 10시31분 현장 전면부에서 구조를 시도했지만, 앞쪽에서는 끼임 상태를 풀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후 모든 소방력을 현장 후면부로 투입해 구조 활동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최 서장은 “처음 도착했을 때는 좀 많이 당황했다”며 현장 후면부로 소방력을 투입하는 데까지 판단하고 지시를 내리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구조 활동을 소홀히 한 적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서장은 “현장 골목길에 진입했을 때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먹먹했고, 앞에 깔린 분들이 의식을 잃지 않도록 생수를 갖고 오게 하는 등 구조 시도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오후 10시31분에 후면부로 소방력을 이동해야 한다고 판단하고도 왜 대원들에게 즉시 무전기로 지시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하자 “초기상황이어서 앞쪽에 깔린 분들 상황을 보면서 판단 회의를 했다”고 해명했다.

최 서장은 “현장 지휘팀장과 감식 조사관이 전면부에 있어서 이 상황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라며 “감식 조사관 등이 후면부로 가면서 제가 현장 지휘팀장에게 대응 1단계 발령을 지시하고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은 최 서장이 당일 현장에 도착해 구조 지휘권을 선언한 오후 11시8분까지 별다른 조처를 내리지 않았다며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은 28일 구속영장을 반려하며 최 서장의 과실과 희생자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파악하라며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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