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녹듯 녹는 빙하... 비닐 장갑 사용 줄이면 어떨까
[용인시민신문 홍은정]
▲ 눈 쌓인 잔디밭. |
ⓒ 용인시민신문 |
아침부터 경기 용인에 눈이 내렸다. 얼마 전 내린 눈은 황사를 쓸고 내려와서 많은 차에 폭탄을 터트렸다. 다행히도 이번 눈은 보이는 데로 하얀 눈이었다. 한파가 아니라 눈은 오후 동안 많이 녹았다.
숲에선 눈이 온 뒤, 녹은 눈이 비처럼 다시 한번 내렸다. 숲엔 안개가 낀 듯 눈과 비가 함께 섞였다. 아이들은 눈썰매 타기에 적당한 곳을 찾아 떠돌기도 하고, 눈싸움을 하거나 눈사람을 만들었다. 얼마 전 유행하던 눈오리가 곳곳에 있다.
필자의 고향은 눈이 많이 내리는 동해안에 있다. 어린 시절 겨울에는 항상 내복, 모자, 장갑과 부츠가 빠지지 않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눈을 굴려서 어른 키만한 눈사람을 만들었고, 네모난 틀에 눈을 찍어내어 작지만 이글루도 만들었다.
▲ 필자 아이들과 함께 만든 작은 눈사람 |
ⓒ 용인시민신문 |
평소 같으면 눈이 녹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젠 눈이 녹아내리는 것이 덜 당연했으면 좋겠다. 지금도 빙하가 빠르게 녹아 바다 위를 떠다닐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 빙하가 사라지는 속도는 2003년 이후 4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빙하가 녹으면 태양열을 반사하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고, 바닷물이 에너지를 흡수해서 더 빨리 빙하를 녹이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대에 그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다음 세대에는 반드시 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많은 과학자의 예상이 빗나가길 바란다.
▲ 아이들이 눈밭을 구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 용인시민신문 |
많은 부분은 자연의 일부를 없애는 쪽으로 진행했고, 사람은 그런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종의 번식이라는 관점에서 사람은 현재 최대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삶이 행복한가?'라는 질문 앞에서 같은 답을 할 수는 없다.
많은 미래에 대한 영화나 글이 절대 아름답지 않게 그려지는 것은 왜일까? 외계인의 침공, 자연의 파괴, 전염병인 좀비화, 인공지능에 의한 점령, 사람들 간 싸움, 모든 소재가 암울하다.
물론 결말은 희망적이거나 다음 제작을 위해 진행형으로 남겨둔다. 아무도 미래를 건강하게 그리지 않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둘러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상상은 언제나 현재 상황에 기반한다. 소가 수레를 끌던 시절에 사람들이 상상한 잠수함은 고래가 끄는 배 모양이었듯 말이다.
지금의 지구온난화로 미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 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가 있을 것이다. 기후변화로 다가올 미래가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해하지 말고,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는 아주 당연한 사실부터 알고 느꼈으면 좋겠다.
그다음은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하나씩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소한 것 같지만 비닐장갑을 사용하는 것, 커피를 매일 마시는 것, 집 앞에 택배상자가 쌓이는 것은 지금, 우리가 줄일 수 있는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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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홍은정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활동가입니다.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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