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무죄에 웃고, 빅뱅 이탈에 눈물… 계속되는 YG의 근심

황지영 2022. 12. 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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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고발한 공익신고자를 대상으로 경찰 진술을 바꾸도록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뉴스1

오랜 불확실성을 떨쳐내나 싶었던 YG엔터테인먼트의 내년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양현석 전 대표의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은 항소했다. 여기에 빅뱅 멤버들이 잇따라 YG와의 결별을 알리면서, 핵심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의 공백 또한 불가피하다.


산 넘어 산이네


지난 22일 양 전 대표는 혐의를 일부 벗었다. 2019년 공익제보자 A씨의 신고 이후 3년여 만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그룹 아이콘 멤버였던 비아이가 마약을 복용했다고 알린 공익제보자를 회유·협박해 수사를 무마하려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공익제보자 진술이 수차례 바뀌었고, 공익제보자가 진술 번복 후 5억원의 돈을 기대했던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양 전 대표는 이날 “재판부의 판결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저는 이제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28일 1심이 사실관계 인정과 법리 해석을 잘못했다는 취지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더 큰 악재는 이어지는 아티스트 이탈이다. 지난 26일 태양, 27일 대성이 YG와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YG는 “지드래곤과 솔로 계약을 협의 중이다. 대성은 계약을 종료하고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양은 프로듀서 테디가 수장으로 있는 더블랙레이블과 계약했다. 앞서 또 다른 멤버 탑은 이미 지난 2월 YG를 떠났다. 이들 모두 빅뱅 해체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탑의 개인 사업과 태양의 솔로 활동 등이 예정돼 있어 향후 몇 년 빅뱅 컴백은 어렵다.
빅뱅이 군 전역 후 지난 4월 발매한 '봄여름가을겨울'. 버닝썬 사태 등으로 승리가 탈퇴하면서 4인조로 개편하고 처음 낸 노래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파도타는 YG주가


YG 메인 아티스트 IP인 빅뱅의 부재에 대한 우려는 투자 심리를 누르고 있다. 빅뱅은 지난 4월 4년 만의 컴백곡 ‘봄여름가을겨울’로 차트 1위를 휩쓸며 음원 매출을 견인하며 건재함을 보여준 바 있다.

무엇보다 내년으로 예정된 블랙핑크 재계약도 아직은 확답이 없다. 태양이 더블랙레이블에 둥지를 옮기면서 블랙핑크 이적 등의 가능성이 열리는 등 변수가 늘어났다는 평가다. 블랙핑크는 더블랙레이블 수장인 테디와 오래 음악 작업을 해 탄탄한 신뢰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발매해 각종 기록을 경신한 정규 2집 ‘본 핑크’도 테디와 함께한 작업이다. 더블랙레이블은 YG가 지분을 보유(약 30%)한 관계사이지만, YG가 블랙핑크 IP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는 차이가 생긴다.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 변동 그래프. 22일 양현석 전 대표의 무죄 판결로 급격한 상승을 보였다가, 빅뱅 멤버들과의 재계약 불발 소식이 알려지며 하락장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YG 주가는 요동치고 있다. 최대주주(보유지분 16.9%) 양 전 대표의 무죄 판결에 급등했던 주가가 -1700원(23일), -700원(26일), -350원(27일), -2200원(28일) 연일 하락했다. 28일 주가는 4만2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대비 4.89%(2200원) 하락했고, 22일 최고가인 4만 8000원 대비 10.83%나 빠졌다. 양 전 대표의 판결 전보다도 떨어졌고 12월 들어 가장 저조했다.

빅뱅과 블랙핑크를 이을 아티스트의 부재도 YG의 근심이다. 보이그룹 트레저가 있지만, 메인보컬 방예담이 탈퇴하는 등 멤버 재편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기대 속에 장기간 데뷔 준비 중인 YG 신인 걸그룹 가칭 베이비몬스터가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됐다.

다만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더한 트레저의 성장과 리오프닝에 따른 콘서트 재개 등의 호재는 남아있다. 블랙핑크의 월드투어가 내년 3분기까지 예정돼 있고, 트레저는 내년 4월까지 첫 아시아 투어를 이어간다. YG의 내년 매출액, 영업이익은 각각 21.13%, 31.09% 늘어난 5050억원, 7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하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심 수익원인 블랙핑크의 재계약 리스크가 대두된 가운데 단일 IP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보이그룹 트레저의 상대적으로 더딘 성장으로 주가 하락세가 이어졌다. 재계약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구간에서의 주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 트레저의 성장과 신인 걸그룹의 흥행 여부가 주가 모멘텀의 변수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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