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키워드-영화] 칸 물들인 한국영화·극장가 한국영화 부진·'아바타2'의 귀환·강수연 사망
후속작 흥행
올해 국내 영화계는 팬데믹을 거쳐 엔데믹으로 향해가는 과정 속에서 희로애락을 겪었다. K-콘텐츠가 부상하는 시점을 맞아 '헤어질 결심', '브로커', '헌트' 등이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가 탄생하며 한국 영화 부활을 기대케 했지만 블록버스터 기대작들이 처참한 성적에 휘청거렸다. 또 원조 글로벌 스타 강수연이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국민배우'로 많은 배우들로부터 존경받는 안성기는 혈액암 투병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 '칸' 수놓은 한국 영화들, 송강호는 '한국 배우 최초 남우주연상'
올해 5월 한국 영화들이 칸 국제영화제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헤어질 결심', '브로커'가 경쟁 부문 초청, '헌트'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또한 영화제 폐막식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박찬욱 감독은 '취화선'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받게 됐다.
송강호는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수상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갔다. 또 그는 '괴물',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기생충', '비상선언', '브로커'로 한국 배우 중 한국 배우 중 칸 영화제 최다 진출 기록도 보유했다.
◆ 천만 영화 탄생했지만…한국 영화 부진 이어져
지난 6월, '범죄도시'가 개봉 25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모았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천만영화 탄생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고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며 제한됐던 극장 운영 시간이 정상화 되고, 극장 내 취식도 가능해졌다. 이에 관객들은 극장으로 향했다. 그 동안 극장에서 최신작을 보지 못했기에 보복 소비 심리도 힘을 작용했다.
생각보다 이른 천만 영화 탄생으로 극장가는 화색이 돌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기대작이었던 '외계+인', '비상선언', '한산: 용의 출현', '헌트' 등 대형 배급사 텐트폴 영화들이 개봉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빛나는 '명량'의 후속작 '한산: 용의 출현'이 762만 관객을 모으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흥행불패 신화'를 자랑하던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은 154만 명, '비상선언'은 200만 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이번 여름 시장은 송강호, 이병헌 등 충무로 흥행 배우들을 내세워도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또한 코로나19 기간 동안 세 번의 영화 관람료가 인상된 탓에 14000원으로 오른 티켓값도 관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때 아닌 극장가 여름 한파는 연말까지 이어졌다. 추석 이후에 개봉한 영화 중에는 '공조: 인터내셔날', '육사오', '올빼미'만이 손익분기점을 넘었을 뿐이다.
◆ 올해의 흥행 공식='믿고 본다' 후속작
영화 '범죄도시2',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마녀 Part.2: 디 아더 원'(이하 '마녀2'), '탑건: 매버릭', '한산: 용의 출현', '공조2: 인터내셔날', '아바타: 물의 길'.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전작 인기에 힘 입어 만들어진 속편이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지난 5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500만 돌파한 것에 힘 입어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2'는 천만의 축포를 터뜨렸다. '범죄도시2'는 2017년 개봉한 '범죄도시'의 속편으로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등급 속에서 688만 관객을 모은 바 있다. '범죄도시'는 주요 인물들을 그대로 출연시키고 18세에서 15세로 시청 등급을 낮추며 더 많은 관객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전편에서 김다미라는 신예를 발굴한 박훈정 감독은 이번에도 공개되지 않은 신인 배우 신시아를 캐스팅해 세계관을 넓혀 '마녀'를 선보여 280만 명 관객을 모아 선방했다.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은 국내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구사했다. 36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탑건: 매버릭'은 북미에서 톰 크루즈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탑건: 매버릭'은 특수 효과를 최소화하고 배우들이 비행 훈련을 받아 연기에 암해 화려한 공중전을 만들어냈다. 이에 '탑건: 매버릭'은 일반 영화관보다 특수 영화관에서 더 인기를 모아 영화적 체험, 쾌감에 최적화된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름엔 '한산: 용의 출현'이 72 '빅 4 텐트폴' 중 762만 명으로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으며, 추석 연휴에 개봉한 '공조: 인터내셔날'은 698만 관객으로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었다. 현재는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 12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속편의 성공 배경은 높은 티켓값으로 보장된 재미를 느끼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심리 때문이라고 분석됐다. 속편 콘텐츠의 진화도 한 몫 했다. 과거에는 시리즈물에 흥행 영화의 틀을 답습했다면, 최근에 개봉한 속편들은 1편은 물론 향후 만들어질 또 다른 속편까지 고려해 세계관을 구축, 팬덤을 확보했다.
◆ 13년을 기다렸다, '아바타2'
13년 전인 2009년, 3D 기술로 관객들에게 시각적 신기술을 선보였던 '아바타2'가 드디어 돌아왔다. 당시 국내에서 외화 최초 천만 영화에 돌파했고 전 세계적으로 흥행해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 14일 기대 속에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은 개봉 첫 날, 35만 관객을 동원하며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가 했지만, 크리스마스 연휴에 무서운 속도로 관객들을 유입시키고 있다.
'아바타2'는 12일 차에 500만 돌파했는데, 이는 국내 개봉 당시 15일 차에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넘은 기록보다 빠르다. '아바타'의 귀환으로 12월 극장가는 어느 때보다 북적이고 있다. 이에 '아바타2'가 전편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원조 글로벌 배우 故 강수연, 하늘의 별이 되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강수연이 지난 5일 5일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흘 만인 7일 5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966년생으로 아역 배우 출신인 강수연은 영화 '고래사냥2'(1985)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등의 영화에 출연해 큰 인기를 모았다.
또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1986)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에 강수연을 두고 '원조 글로벌 스타', '원조 한류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강수연의 유작은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로 내년 1월 20일 공개된다.
◆ '국민배우' 안성기, 혈액암 투병 중
지난 9월 15일 배우 안성기가 '배창호 감독 특별전' 개막식 무대 인사에 참석했다. 당시 안성기는 이전과는 다른 안색으로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다. 이내 소속사는 안성기가 혈액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아티스트컴퍼니는 "현재 혈액암 치료를 받고 호전되고 있는 상태다. 배우가 건강을 회복하는 데 있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안성기는 현재 투병 중이었지만, 이전에 찍어놓은 영화 '한산: 용의 출현', '탄생' 등이 잇따라 개봉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58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후 영상으로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오래오래 영화배우로 살면서 늙지 않을 줄 알았고, 나이를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최근 들어 시간과 나이는 멈출 수 없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제 건강 너무 걱정 많이 해주시는데, 아주 좋아지고 있다. 새로운 영화로 여러분들을 뵙도록 하겠다"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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