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손경식 경총 회장 "자유로운 경영환경 보장이 위기극복 열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새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들의 경영활동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29일 배포한 2023년 신년사에서 “새해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위기의 파고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주요 기관에서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대로 낮게 전망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당면한 위기극복만으로도 힘겨운 우리 기업들은 경쟁국보다 여전히 강력한 시장규제와 경직적 노동환경 속에서 글로벌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며 “일부 정치권에서는 노조의 불법행위 책임을 감면하는 노조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어 기업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야당의 노란봉투법 추진 움직임을 위기 요인으로 지목했다.
손 회장은 “지금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경제위기의 파고를 극복하려면 모든 경제주체들이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면서 “기업과 정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원팀’이 돼 위기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행히 지난해 출범한 신정부에서 규제혁신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국회에서도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최대한 기업의 투자와 고용 확대에 도움이 되는 입법이 될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경제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우리 기업에 경영활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은 기술발전과 새로운 시장개척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국부를 창출해 그 자체로서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작용하며, 기업이 새로운 사업에 마음껏 진출하고,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자유롭고 역동적인 경영환경’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우리 경제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나친 규제는 과감히 없애고 혁신을 유도할 수 있도록 규제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기업의 경영활동 영역을 사전에 폭넓게 인정해주되 그에 따른 책임은 사후에 묻는 규제 시스템으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그는 “시대변화에 맞게 낡은 법·제도를 고치고 신산업 진출과 기술혁신을 저해하는 높은 진입장벽은 허물어야 한다”면서 “규제개선은 일자리 창출과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가적인 세제 개편 필요성도 지적했다. 손 회장은 “우리도 경쟁국들이 기업의 조세부담을 완화하는 추세를 감안하여 경쟁력 있는 세제 환경을 갖춰야 한다”면서 “조세제도는 정치·이념적 논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국민의 생활, 기업 경영,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했다.
경쟁국들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우리나라의 법인·상속세는 투자 기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세계 각국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최소한 경쟁국들과 동등한 수준이라도 여건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개혁에도 속도를 내줄 것을 당부했다. 손 회장은 “초기 산업화 시대에 형성된 낡은 노동법과 불합리한 관행은 노동시장 경직성과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초래해 대립적 노사관계를 심화시키고,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면서 “특히 대기업 정규직 과보호에 집중된 제도와 관행은 노동시장의 극심한 양극화를 초래해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시장 개혁이 늦어질수록 글로벌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입지는 약해진다”면서 “노사정을 비롯한 정치권, 국민 모두가 미래세대를 위한 노동시장 개혁에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직된 노동시장 규제를 해소해 시장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높일 것도 요청했다. 노동시장 외부에 있는 사람들이 쉽게 일자리를 갖도록 일자리 진입장벽을 낮추고 시장 내에서의 이동도 쉽게 해 일자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해결을 위해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를 완화하고 업무성과와 상관없이 임금이 오르는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는 직무가치와 성과를 반영한 공정한 보상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대립적·투쟁적 노사관계를 상생의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변화의 시작은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산업현장에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글로벌스탠다드에 맞게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의 대항권을 무력화시키는 노동 관련 법제도의 개정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경총의 역할에 대해서는 “올해 기업활력 제고와 경제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위기 때마다 과감한 도전으로 국가 발전을 이끈 기업가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기업이 존중받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국민 모두가 염원하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도 최대한 힘을 보태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손 회장은 마지막으로 “지난해 임인년은 우리 앞에 놓인 위기에 호랑이처럼 용맹히 맞서 싸웠던 해였다면 올해 계묘년은 지혜롭고 영민한 토끼처럼 위기를 잘 극복해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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