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비리에 불법 도박까지… 위기의 남자배구
병역 비리에 이어 불법 베팅 의혹까지 터졌다. 인기를 누리는 여자배구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던 상황에서 찬물을 쏟아부었다.
OK금융그룹 날개공격수 조재성은 28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용서받지 못할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저는 병역 비리 가담자"라고 밝혔다.
조재성은 지난 25일 구단에 병역 면제를 시도했다는 사실과 함께 다음 달 5일 검찰 소환을 알렸다. 조재성은 "당장 입대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포털사이트에 입영 연기에 대해서 검색을 하다 전문가를 알게 되었다. 국군국방 전문 행정사라는 사람에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으니 1년 입대 연기가 가능한지 물었다"며 "병역 면제도 받을 수 있다고 했으나 무서운 생각이 들어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미 계약서를 썼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해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OK금융그룹 구단은 조재성을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했고, 한국배구연맹도 다음 달 29일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조재성을 제외하기로 했다. 사법 처벌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여 선수 생명도 끝날 상황에 처했다.
충격이 끝나기도 전에 배구계엔 또다시 악재가 터졌다. 아이뉴스24는 29일 국가대표 출신 해설위원 K씨가 불법 스포츠베팅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2020-21시즌부터 지난달까지 스포츠토토가 아닌 사설 사이트를 통해 돈을 걸었다고 전했다. 해당 방송사는 K씨의 중계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해설위원은 선수, 감독, 구단 직원과 달리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를 할 수 있다. 하지만 K씨는 불법 사이트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 조작 및 사법기관의 수사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현장에서 얻는 정보를 활용해 법망에서 벗어나 이득을 취했다는 점에서 큰 문제다.
남자 배구의 인기는 하락세다. 2020 도쿄올림픽과 김연경의 복귀 등으로 호황을 맞은 여자 배구에게 이미 추월당한 상태다. 올해 8월 열린 컵대회에서도 여자부(0.99%)에 비해 낮은 시청률(0.89%)을 기록했다. 국제대회 경쟁력 하락으로 올림픽 출전도 2000년 시드니 대회가 마지막이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도 사실상 이미 불가능해졌다.
관중 동원도 점점 힘을 잃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거쳐 평일에도 매진을 기록하는 여자배구와 달리 저조하다. 남자부는 2라운드까지 1359명이 경기장을 찾아 여자부(2439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배구계에선 일부의 일탈이 전체에 악영향를 줄까 우려하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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