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환호와 '중꺾마'까지... 2022 국민들 울린 스포츠
[유준상 기자]
2022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특히 고물가, 고금리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간이었고, 내년 전망 역시 밝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일까, 팍팍한 삶 속에서도 스포츠를 통해 위로를 받고 힘을 낸 국민들이 많은 한 해였다.
특히 지난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린 데 이어 올겨울에는 FIFA 카타르 월드컵까지 올해에만 굵직한 국제대회가 두 개나 개최됐다. 여기에 국내외서 일어난 크고 작은 이슈들이 국민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우리를 웃고 울린 2022년 한국 스포츠를 되돌아본다.
▲ '유종의 미' 매스스타트 듀오 정재원(왼쪽)과 이승훈이 2월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뒤 함께 태극기를 들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 연합뉴스 |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2022년의 '시작'을 알렸다. 1년 미뤄진 하계올림픽과 다르게 계획에 맞춰서 정상 개최됐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만큼 외국인들의 관람이 제한됐다. 다만 외교적 보이콧, 판정 논란 등에 휩싸이며 대회 진행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해 갈 수 없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4위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성적이 전부는 아니지만, 수년간 꾸준히 메달을 수확했던 것에 비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였다. 그나마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분전이 돋보였다.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은 축구대표팀은 12년 만에 월드컵 원정 16강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H조 예선에서 우루과이(0-0 무승부), 가나(2-3 패배)를 꺾지 못했으나 최종전인 포르투갈전에서 2-1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사상 초유의 '겨울 월드컵',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등 완벽하지 않았던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 등 변수가 많았음에도 값진 성과를 만들었다. 여기에 조규성, 김문환(이상 전북 현대) 등 국내서 뛰는 선수들도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코로나19의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난 국내 프로스포츠는 활기를 되찾았다. 마스크 착용을 전제조건으로 육성응원이 가능해졌고, 실외 경기장에서는 취식도 할 수 있게 됐다. SSG 랜더스의 통합 우승으로 마무리된 KBO리그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
▲ 손흥민(30·토트넘)이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토트넘 홋스퍼 대 OGC 니스(프랑스) 친선 경기를 치르고 있다. 발열 증세로 이틀간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손흥민은 이날 벤치에서 대기하다 후반 29분에 교체 투입됐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
ⓒ 런던로이터/연합뉴스 |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하지만, 예외가 있다면 아마도 손흥민일 것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서 2021-2022시즌 23골을 기록한 그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득점왕을 공동 수상하며 '유럽 5대 프로축구 리그 최초의 아시아인 득점왕'이 됐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9번째로 페널티킥(PK) 없이 득점왕을 차지한 사례이기도 했다.
골든 부츠를 품에 안은 기쁨도 잠시, 월드컵 출전만을 바라보며 2022-2023시즌을 시작한 손흥민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달 2일(한국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D조 4차전 마르세유전에 선발 출전, 전반전 공중 볼 경합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 29분 만에 교체된 손흥민은 안와골절 수술을 받아야 했고, 월드컵 준비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럼에도 '꿈의 무대'를 꼭 누비고 싶었던 손흥민의 의지는 강력했다.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첫 경기부터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투지를 발휘했고, 포르투갈전서 역전골의 발판을 마련하는 어시스트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국내 스포츠 스타 중에서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빛났다. 무려 개인 기록 5개 부문에서 1위에 오르며 '타격 5관왕'에 오른 그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다. '아버지' 이종범(LG 트윈스) 코치도 1994년 수상 경력이 있어 한미일 프로야구 최초로 부자(父子) MVP가 탄생했다.
그동안 정확한 콘택트 능력이 돋보였다면, 올핸 23개의 홈런으로 장타력까지 끌어올렸다. 볼넷(66개)/삼진(32개) 비율이 2 이상을 나타낼 정도로 더 정교해진 이정후는 올겨울 구단에 공식적으로 메이저리그(MLB) 진출 도전을 선언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이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정후의 이름이 언급되는 등 벌써부터 그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이밖에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서 남자 자유형 200m 아시아 신기록을 경신한 '한국 수영의 미래' 황선우(강원도청), 한국 남자 높이뛰기의 역사를 다시 쓴 우상혁(용인시청) 등도 올해 한국 스포츠를 빛냈다.
2023년에 기다리는 주요 '빅 이벤트'들은?
올해 못지않게 내년에도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스포츠 '빅이벤트'가 대기 중이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는 것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개최되는 대회로, 메이저리그서 활약 중인 빅리거들도 대거 참가해 야구팬들의 관심이 높다.
2개 대회 연속으로 본선 1라운드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2023년 2월 중순에 소집돼 훈련을 진행한다. 첫 경기는 3월 9일 호주전으로, 이튿날에는 '숙적' 일본과 격돌한다. 이어 체코와 중국을 차례로 만나는 일정이다. 김광현(SSG), 양현종(KIA 타이거즈) 등 익숙한 얼굴뿐만 아니라 구창모(NC 다이노스)와 곽빈(두산 베어스) 등 젊은 투수들도 대표팀에 승선할 것으로 보인다.
7월에는 2023 FIFA 여자 월드컵이 진행된다. 호주와 뉴질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대회로,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15년 캐나다 대회 이후 8년 만에 16강 진출에 도전한다. 독일, 모로코, 콜롬비아와 H조 조별예선을 치른다.
여름이 지나고 나면 1년 연기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내년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2024년 파리 하계올림픽을 앞둔 만큼 종목을 막론하고 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과에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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