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억달러 이상 대박영화 올해 단 3편…"2025년까지 회복 어려울듯"
펜데믹 장기화 여파…관객수 회복이 관건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쥬라기월드 : 도미니언'(6월), '탑건 : 매버릭'(6월), '아바타 : 물의 길'(12월)
올해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티켓 판매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긴 영화 명단이다. 올해는 단 3개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영화는 그나마 2020년과 2021년에는 아예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0억달러 이상 수익을 거둔 흥행 영화가 9개였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진한 수준이다. 올해 비교적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극장가가 여전히 관객들을 끌어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풀이된다.
팬데믹으로 주저앉은 영화관이 부활할 수 있을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의 성장과 영화 시장의 침체로 극장을 찾는 관람객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관객 수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영화관 체인 AMC는 이날 주가가 전일 대비 4.71% 떨어진 3.8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85% 이상 폭락한 것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AMC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파산 위기에 놓였던 회사다. 올해 들어 회복은 했지만, 여전히 수익을 내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흥행 부진과 영화 제작 지연, 티켓 판매 감소 등이 타격을 줬다. 시장에서는 AMC의 부채 수준이 상당해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본다.
리서치 회사 컴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북미 지역 박스오피스 매출은 68% 증가한 72억3000만달러로 최악의 실적을 거둔 코로나19 때와 비교해 반등했다. 하지만 2019년에 비해 적고 티켓 판매 규모도 2019년 대비 40% 감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AMC는 올해 1~9월 중 6억859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애덤 아론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이사회에 자신의 급여를 동결해달라고 요청하고 다른 임원들도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데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트윗 글을 올렸다.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미국 영화 업계는 팬데믹 여파 속 회복하지 못하는 극장의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영화 '해피 데스데이', '겟아웃', '인시디어스' 등 공포 영화로 유명한 영화 제작사 블룸하우스의 제이슨 블룸 제작자는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스트리밍으로 죽고 싶지 않다"면서 영화관에 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트윗 글을 올렸다.
미국 영화 비평가 웨슬리 모리즈는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에 올린 칼럼을 통해 "한 배우가 페르소나로 성장하거나 톰 크루즈와 같은 스타덤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 영화가 이젠 거의 없다"면서 "이는 위기이고 영화계도 이를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블룸버그는 특정 장르를 보러 극장으로 향하는 움직임이 수년 새 사라졌다면서 드라마와 코미디가 이미 그러하고 최근에는 애니메이션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올해 개봉한 애니메이션 대작 5개의 평균 수익이 4억달러 수준이었는데 이는 2019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하면서 극장 산업의 회복세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토대로 "내년에 글로벌 박스오피스가 강하게 살아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2024년 또는 2025년까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 영화업계의 불황 여파는 한국 영화시장에도 크게 몰아쳤다. 올해 한국 영화시장에서 관객 1000만명을 동원한 영화는 '범죄도시2'(1269만명) 뿐이었다. 코로나19 여파 지속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면서 일부 영화를 제외하고 기대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대작으로 손꼽혔던 ‘한산: 용의 출현’(726만명)만 500만 관객을 넘겼을 뿐 기대를 모았던 ‘외계+인 1부’(153만명)와 ‘비상선언’(205만명) 등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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