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란드, 월드컵 불참 딛고 EPL 최단 경기 20골 대기록
[박시인 기자]
▲ 28일(현지 시각) 영국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 엘링 홀란이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 AFP/연합뉴스 |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드가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 열린 프리미어리그 후반기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폭발시키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맨시티는 29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리즈에 위치한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리즈를 3-1로 꺾었다.
이로써 승점 35를 확보한 맨시티는 한 경기 더 치른 뉴캐슬(승점 33)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홀란드, 멀티골로 맨시티 승리 견인
이날 맨시티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잭 그릴리시-엘링 홀란드-리야드 마레즈가 전방에 포진한 가운데 중원을 일카이 귄도안-로드리-케빈 더 브라위너가 책임졌다. 포백은 네이선 아케-마누엘 아칸지-존 스톤스-리코 루이스, 골문은 에데르송이 지켰다.
리즈도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윌프리드 뇬토-로드리고 모레노-브렌던 애런슨이 최전방, 마르크 로카-아담 포쇼-샘 그린우드가 미드필드를 맡았다. 포백은 파스칼 스트라위크-리암 쿠퍼-로빈 코흐-라스무스 크리스텐센, 골키퍼 장갑은 일란 멜리에가 꼈다.
슈팅수 26-9, 점유율 69%-31%에서 보여지듯 맨시티가 일방적으로 주도한 경기였다. 전반 시작하자마자 아케의 침투 패스를 받은 홀란드가 박스 안 슈팅으로 리즈를 위협했다. 전반 6분에는 하프 스페이스 오른쪽에서 더 브라위너의 슈팅이 골대 위로 벗어났다.
맨시티는 지속적으로 득점을 노렸다. 전반 30분 더 브라위너의 패스를 받은 홀란드가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슈팅했지만 멜리에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43분에도 더 브라위너-그릴리시-마레즈로 이어지는 기회를 잡았지만 마레즈의 마지막 슈팅이 골문을 빗나갔다.
맨시티는 전반 추가시간에서야 첫 골을 터뜨렸다. 로드리의 패스를 받은 마레즈가 시도한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쇄도하던 로드리가 밀어 넣었다. 전반전은 맨시티의 1-0 리드로 종료됐다.
리즈는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맨시티의 저항을 제어하지 못했다. 후반 6분 그릴리시가 리즈의 센터백 쿠퍼가 시도한 패스를 가로채며 직접 드리블했다. 페널티 박스으로 진입한 그릴리시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홀란드에게 패스를 건네며 득점을 도왔다.
맨시티는 후반 19분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더 브라위너가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홀란드에게 패스했다. 홀란드는 그릴리시와 2대1 패스 이후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EPL 20호 득점이었다.
리즈는 뒤늦게 발동이 걸렸다. 후반 27분 그린우드의 크로스를 받은 스트라위크가 헤더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이후 리즈는 점수차를 줄이기 위해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후반 33분 그린우드의 낮은 크로스에 이은 겔하트의 슈팅이 골대 오른쪽으로 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맨시티도 가만히 당하지 않았다. 후반 32분 홀란드가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해트트릭까지 도달하는데 실패했다. 후반 42분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스톤스의 슈팅이 골대 위로 벗어났지만 맨시티가 승리하는데 문제되지 않았다.
푹 쉬고 돌아온 홀란드, 프리미어리그 최단 기간 20골 돌파
홀란드는 프랑스의 킬리앙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와 더불어 메시-호날두 시대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손꼽힌다. 194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골 결정력, 피지컬, 주력, 공간 침투, 위치선정, 슈팅력을 모두 겸비해 대형 스트라이커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스포트라이트는 홀란드가 아닌 음바페로 쏠렸다. 프랑스를 2회 연속 결승으로 이끈 음바페는 대회 8골로 골든 부트를 수상하며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였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홀란드는 집에서 월드컵을 지켜봐야 했다. 노르웨이는 이번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네덜란드, 튀르키예에 밀리며 탈락했다. 1998 프랑스 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렸지만 또 다시 좌절을 맛본 것이다.
월드컵 불참은 홀란드에게 큰 자극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홀란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월드컵 기간 동안 집에 있었다. 솔직히 뛰지 못해 화가 났다. 충전을 하며 다른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 것을 봤다. 짜증이 나면서도 동기부여가 됐다. 어느 때보다 배가 고프고, 준비는 완벽히 했다"고 각오를 보였다.
한 달이 넘는 휴식기 끝에 재개된 프리미어리그 후반기 첫 경기에서 홀란드는 멀티골을 성공시키며 20골 고지를 밟았다. 불과 14경기 만에 만든 대기록이다. 이로써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20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 보유자 케빈 필립스(잉글랜드)가 1999-20시즌 21경기 만에 20골을 넣은 것과 비교하면 홀란드는 무려 7경기를 앞당긴 셈이다. 전설적인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27경기), 앨런 시어러(29경기), 세르히오 아구에로(30경기), 티에리 앙리(34경기), 해리 케인(40경기)과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맨시티는 지난 몇 시즌 동안 공격수 부재를 앓았다. 아직까지 정복하지 못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서는 결국 방점을 찍을 해결사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결국 맨시티는 올해 7월 도르트문트(독일)로부터 6000만 유로(약 811억 원)를 주고 홀란드을 영입하며, 마지막 퍼즐 조각과도 같다. 홀란드는 맨시티 이적 첫 시즌부터 괴물같은 활약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집어삼키고 있다.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엘런드 로드, 영국 리즈 - 2022년 12월 29일)
리즈 1 - 스트라위크 73'
맨시티 3 - 로드리 46+' 홀란드 51'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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