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몰리는 새해…은행들, 기동성 강화·세대교체

부애리 2022. 12. 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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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한용구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준 NH농협지주 회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내정자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유제훈 기자]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금융권의 영업경쟁력 강화가 중요해지면서 주요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기동성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한·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젊은 리더들을 발탁하면서 세대교체도 시작됐다.

◆세대교체 신한·하나=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젊은 피를 대거 수혈,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한편 기동성을 강화했다. 1961년생인 진옥동(61) 차기 대표이사 회장 내정자를 필두로 신한은행장엔 1966년생 한용구(56) 영업그룹장 부행장을, 신한카드 사장엔 1968년생인 문동권(54) 부사장을 내정해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쐈다.

그룹의 중핵인 후속 인사에서도 50대 중반의 인사들이 전진 배치됐다.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김기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54), 김윤홍 기업그룹 부행장(56), 임수한 디지털전략사업그룹 부행장(54), 황인하 ICT그룹 부행장(56), 용운호 경영지원그룹 부행장(55) 등 5명 모두 50대 초·중반의 인사들이다.

하나금융에서도 70년대생 젊은 리더들이 나왔다. 김영일 경영전략본부장(51)이 경영기획그룹장으로 발탁됐는데 1971년생으로 이번 하나금융 부행장 인사 중에 최연소다. 전문성을 갖춘 젊은 여성 리더도 발탁됐다. 이은정 투자상품본부장(48)의 경우 1974년생으로 자산관리 부문에서 남다른 역량과 성과를 인정받아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이승열 하나생명보험 사장(59)이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 후 외환은행 출신의 첫 번째 하나은행장이다. 그룹 임추위는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안정적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철저히 위험을 관리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인물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NH농협금융도 관료 출신인 이석준(63) 전 국무조정실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이석용(57) 현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농협은행장에 임명했다.

◆KB는 '안정'에 방점= KB금융의 경우 조직의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를 진행했다.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한 타 금융지주와는 대조적인 행보다. KB금융은 이번 인사에서 3명의 부회장과 1명의 총괄부문장이 담당하는 4개의 비즈니스그룹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 3개 부회장이 차기 회장직을 두고 경쟁하는 구도를 그대로 이어간다.

60대인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이 유임됐다. 이들은 모두 1961년생이다. 각각 개인고객부문 자산관리(WM)·연금·중소상공인(SME)부문, 글로벌부문·보험부문, 디지털·IT부문을 맡고 있다. 다만 KB금융은 자산운용 역량 강화를 위해 'AM(Asset Management·자산관리) 부문'을 신설했다. 자본시장부문, 기업투자금융(CIB)부문, AM부문은 KB증권 공동대표인 박정림 총괄부문장이 맡는다.

◆은행들 디지털·영업 강화=은행들은 일제히 영업경쟁력과 디지털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수신상품부, 개인여신부 등을 플랫폼조직으로 전환해 상품개발자와 IT인력간 협업을 강화했다. 또 애자일(Agile·민첩한)한 의사결정을 위해 파트매니저(PM) 직위를 신설했다. PM에게는 신속한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해 능동적이고 민첩한 운영체계를 구현했다.

신한은행도 내부통제와 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준법경영부를 신설하는 한편, 기존 디지털전략그룹을 디지털전략사업그룹, 오픈이노베이션그룹으로 확대 개편했다.

하나은행은 지역 현장의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영업그룹을 중앙영업그룹, 영남영업그룹, 호남영업그룹으로 분리 신설하고 각 지역 영업그룹내에 영업본부를 신설해 영업조직체계를 현장 중심으로 개편했다. 본점 조직 자체의 영업 기능도 확대해 자금시장그룹을 신설하고, 그룹 내 자금시장본부를 배속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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