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세 부과 부당"…美 엑손모빌, EU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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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공룡인 엑손모빌이 에너지 기업의 초과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횡재세' 도입 움직임에 반발해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캐시 노튼 엑손모빌 대변인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주긴 하지만 횡재세 부과는 역효과를 낳는다"며 "투자자의 신뢰를 저해하고,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는 데다 에너지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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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투자 의욕 꺾고 수입 의존도 확대"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 석유공룡인 엑손모빌이 에너지 기업의 초과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횡재세' 도입 움직임에 반발해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횡재세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이날 EU의 횡재세 부과는 법적 권한을 넘어섰다고 주장하며 중국, 독일 자회사를 통해 룩셈부르크에 있는 EU 일반법원에 제소했다.
앞서 EU는 지난 9월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횡재세를 거두는 법안 추진을 예고했다. 가스·석유 기업의 올해와 내년 이익이 지난 3년간 평균 이익보다 20% 이상 높을 경우 최소 33% 이상을 세금으로 부과하는 게 골자다. 연말부터 시행되는 이 법안을 놓고 엑손모빌을 비롯한 에너지 기업은 강력히 반발해 왔다.
엑손모빌은 이번에 EU를 제소하면서 횡재세가 에너지 대란의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횡재세 도입시 만장일치가 아닌 다수결 투표를 통해 긴급 권한을 휘두른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시 노튼 엑손모빌 대변인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주긴 하지만 횡재세 부과는 역효과를 낳는다"며 "투자자의 신뢰를 저해하고, 기업의 투자 의욕을 꺾는 데다 에너지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엑손모빌은 EU 정유 프로젝트에 지난 10년간 30억달러(약 3조8000억원)를 투자해 생산량을 증대시켰다는 점도 언급했다. 노튼 대변인은 "엑손모빌은 유럽에서 향후 수십억 유로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었다"며 "앞으로의 투자 여부는 유럽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엑손모빌은 횡재세 부과로 인한 세금 부담이 2023년 말까지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에만 200억달러(약 26조원)로 사상 최대 규모의 이익을 냈다.
횡재세 도입 논의가 뜨거운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기업은 천문학적 이익을 남겼지만 서민들과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가중됐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잇따라 횡재세 카드를 꺼내고 있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은 에너지 기업에 대한 세율을 인상했다. EU 전체 회원국 차원에서도 횡재세를 도입, 1400억유로(약 189조원)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하고 이를 에너지 취약계층 부담 완화에 쓴다는 방침이다. 신자유주의가 휩쓰는 미국마저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에너지 기업의 이익을 가리켜 "우크라이나 전쟁의 횡재"라고 규정하며 횡재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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