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 '조코바' 긴급사용 무산…2호 백신·치료제 언제쯤?
후속 개발 지지부진
엔데믹, 사업성 저하에
개발 중단도 속출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국내 긴급사용승인(EUA)이 무산되면서 '2호'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탄생도 뒤로 밀렸다. 백신·치료제 후속 개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화까지 겹치며 잇따라 임상이 중단되는 등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날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치료제와 관련해 허가된 임상은 총 79건이다. 이 중 연구자 임상 또는 순수 국외 개발을 제외한 54건 중 임상 3상을 끝마치고 개발을 완료한 건 셀트리온의 치료제 '렉키로나'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스카이코비원’ 뿐이다.
세계에서 미국·영국에 이어 3번째로 자국에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2호 백신·치료제 개발 소식은 들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게다가 1호 약품들도 렉키로나는 생산이 중단됐고, 스카이코비원은 시장 진출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와 공동 개발해 이미 일본에서는 EUA에 성공한 '조코바(S-217622)'는 국내를 포함해 진행한 임상 2·3상 결과를 토대로 상용화에 도전했지만 일단은 고배를 마셨다.
최근 들어 임상을 중단하는 업체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대웅제약, 셀리드, 셀트리온, 종근당, HK이노엔, 크리스탈지노믹스, 삼천당제약, 제넥신, 큐리언트, 동화약품 등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관련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환자가 감소하는 엔데믹 국면이 발생하면서 환자 모집이 어려워지고 있고, 시장성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대웅제약은 지난 9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던 '카모스타트(DWJ1248)'의 국내 임상 3상 중단을 선언했다. 경증·중등증 환자 대상, 중증 환자 대상, 중증 예방 목적의 3개 임상을 동시 가동했지만 결국 순차적으로 중단해오다 중증 환자 대상 임상까지 결국 최종 철회했다.
결국 사업성이 걸림돌이었다. 회사 측은 "빠르게 변화하는 코로나19 상황과 백신 접종의 확대 등으로 중증 환자로의 이행률이 감소함에 따라 임상 결과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발 전략 변경이 불가피해 전문가의 의견 및 투자 대비 사업성에 대한 판단에 따라 본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백신도 마찬가지다. 셀리드도 같은 날 코로나19 백신 'AdCLD-CoV19-1'의 임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대 "전 세계적인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확산으로 국내외 항체 보유율 및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임상 대상자 모집에 어려움이 있어 임상 조기 종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접종하는 백신 개발은 추가 접종 백신 대비 경제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접종 용도로 개발 중인 백신 'AdCLD-CoV19-1 OMI' 개발에 주력하고자 한다"며 관련 계획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 접종 완료 후 추가 접종 용도로 개발 중이다.
하지만 전날 0시 기준 신규 3차 접종자 7만4759명 중 BA4.5 대응 백신이 5만9185명으로 79.2%의 비중을 보이는 등 이미 BA4.5 대응 백신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 오미크론 변이 백신의 사업성도 높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만 여전히 백신·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신풍제약(피라맥스정), 제넨셀(ES16001), 이뮨메드(hzVSF-v13), 샤페론(HY209) 등은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백신에서도 유바이오로직스(유코백-19), 아이진(EG-COVID). 진원생명과학(GLS-5310) 등이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신풍제약이 지난해 8월 142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승인받았음에도 여전히 임상을 마치지 못하고 있는 등 이들 역시 엔데믹의 영향으로 환자 모집에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 환자 모집을 마치지 못한다면 현재 진행 중인 백신·치료제 개발을 더 이상 이어가기는 사실상 힘들어질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사업성이 낮아진 만큼 내년에도 개발을 중단하는 업체가 쏟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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