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동산]2030 영끌족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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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불었던 부동산 시장 광풍 속 '벼락거지'가 되지 않기 위해 '패닉바잉(공황 구매)'에 뛰어들었던 2030세대가 맞닥뜨린 현실은 냉혹했다.
◆"영끌해서 샀더니 상투"다중 채무자 금리 부담=집값이 정점을 찍던 지난해 내 집 마련에 나선 무주택자 중 단연 돋보인 건 청년세대였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2030세대는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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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이하 다중 채무자 비율 26.2%
'노도강' 집값 일제히 하락
30대 이하 주택 매매량 24.1% 역대 최저
[아시아경제 곽민재 기자] 최근 몇 년간 불었던 부동산 시장 광풍 속 ‘벼락거지’가 되지 않기 위해 ‘패닉바잉(공황 구매)’에 뛰어들었던 2030세대가 맞닥뜨린 현실은 냉혹했다.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상기가 본격화하면서 특히 ‘영끌’ 대출로 주택을 매수했던 젊은 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고금리에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설상가상 집값은 급락하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다중 채무자로 전락하게 됐다.
◆"영끌해서 샀더니 상투"…다중 채무자 금리 부담=집값이 정점을 찍던 지난해 내 집 마련에 나선 무주택자 중 단연 돋보인 건 청년세대였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0년에 무주택자였다가 지난해 주택을 산 사람은 103만6000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연령대별로 보면 자산 구조가 취약한 30세 미만이 12만8000명(9.2%)으로 나타나 전년(10만8000명·7.6%)보다 2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은 하락하는 가운데 대출금리는 올라 현재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큰 계층에 청년 세대가 다수 포함된 것이다.
문제는 전체 다중 채무자 중 2030세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중 채무자가운데 30대 이하 비중은 26.2%로 집계됐다. 1년 전(25.2%)보다 1%포인트, 2017년(23.9%) 보다는 2.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다중 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사(대부업 포함)에 돈을 빌린 사람을 뜻한다.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단이 8%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만큼 연체율 상승 등의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벌어진 4050세대의 ‘하우스 푸어’ 현상이 2030세대에서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2030세대 영끌한 ‘노도강’…주택 낙폭 커=2030세대의 주요 투자 대상은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이었다. 서울에 위치한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여윳돈이 부족한 젊은층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새 임대차법 등으로 촉발된 전세난과 가파른 집값 상승세가 이들의 매수욕을 더욱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난해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집값이 올해 급락하면서 2030세대의 비명은 더욱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셋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1.13% 떨어져 지난주(-1.08%)보다 하락 폭이 커졌고 그 중 노도강 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노원구 -1.34%, 도봉구 -1.26%, 강북구에서 -0.96% 하락했다. 지난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매입에 나섰던 ‘영끌족’이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손절’하는 매물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세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2030세대는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주택매입거래량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30대 이하 주택 매매 거래량은 10만8638건으로 전체의 24.1% 비중을 차지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9년 이래(1~10월 기준) 가장 낮은 비중이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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