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동산]금리인상·거래절벽·경기침체 ‘삼중고’
1~10월 매매거래량 전년 동기比 56.1%↓
편집자주 - 지난해까지 무서운 기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주저앉았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극심한 거래절벽 속에 집값은 어느새 2년 전으로 수준으로 돌아섰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침체 충격을 최대한 줄이고자 대출 규제 폐지 등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계속해서 발표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시장은 녹을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가장 큰 걱정은 20·30세대다. 집값 고점이 한창이던 지난해 ‘패닉바잉’으로 집을 장만했던 이들이 지금은 이자에 허덕인다. 집값마저 폭락세라 손실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탈도 많고, 걱정도 많았던 부동산 시장을 되돌아봤다.
[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부동산 시장이 멈춰 섰다. 작년까지 무서운 기세로 치솟던 집값은 올해 들어 시작된 경기침체·금리 인상·거래절벽 ‘삼중고’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올해 전국 아파트값이 7% 가깝게 떨어지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 폭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한국부동산 원의 전국 주택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값은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4.79% 하락했다. 이는 부동산 원이 아파트값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2월 이후 동기간은 물론 연간 기준으로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값이 2.02% 떨어지며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대 하락했고, 이달에도 매주 사상 최대 하락 폭을 기록 중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낙폭이 7%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B국민은행 조사에선 올해 11월까지 전국 아파트값이 1.63% 떨어져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13.56%)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작년까지 급등했던 집값이 올해 큰 폭으로 하락 전환된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치솟은 금리가 집값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15~7.72%로 집계(26일 기준)됐다. 지난 11월 변동형 주담대는 하단금리가 4%대, 상단 금리가 7%대 초반이었다.
하지만 주담대에 영향을 주는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4.34%로 역대 최고점을 찍으면서 주담대 변동형 금리가 크게 올랐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상승 폭은 더 크다. 지난 1월 3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5%대였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상단 금리가 최대 3.2%포인트(p) 오른 것이다.
치솟은 금리는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을 불러왔다. 전국의 아파트 매매 누적 거래량(1~10월)은 26만2084건으로 2021년 같은 기간(59만7557건)보다 56.1% 줄었다. 전국 아파트값은 2014년부터 시작된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2020년(13.46%)과 2021년(18.32%)에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1.72% 떨어졌다. 9년 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은 7월 이후 1000건 이하로 떨어져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경기침체도 부동산 시장 하락세를 부추기는데 한몫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74로, 11월(75)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BIS 74는 2020년 10월(74)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주택경기 둔화,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6포인트), 부동산업(-6포인트)은 큰 낙폭을 보인다. BSI는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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