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여성들 만나온 살해범…“피묻은 여행가방 또 발견”

권남영 2022. 12. 29.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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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택시기사와 50대 동거 여성을 살해한 30대 남성 A씨의 집에서 오래된 듯한 핏자국이 묻은 여행용 가방이 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접촉사고를 낸 뒤 유인한 택시기사와 동거했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A씨를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20일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기사인 60대 남성 B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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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동거녀 살해…제3 피해자 가능성은 부인
현 여친, 고양이 사료 찾다 옷장서 택시기사 시신 발견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A(32)씨가 28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기도 고양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60대 택시기사와 50대 동거 여성을 살해한 30대 남성 A씨의 집에서 오래된 듯한 핏자국이 묻은 여행용 가방이 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접촉사고를 낸 뒤 유인한 택시기사와 동거했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A씨를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 중이다. 그의 집에 있던 여행용 가방에서 핏자국이 새롭게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해당 핏자국이 이미 자백한 동거녀의 혈흔이라며 추가 피해자 존재 가능성을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초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옮기려다 크기가 작아 또 다른 가방에 담으려 했고, 결국 유기할 땐 차량 지붕에 달아 사용하는 캠핑용 루프백에 담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했다. 만약 여행용 가방에 묻은 혈흔이 다른 사람의 것으로 드러나면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A씨의 차량. JTBC 보도화면 캡처


경찰은 A씨가 전 연인의 시신을 담았다는 캠핑용 가방도 찾고 있다. A씨가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한 한강 하구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시신 유기 후 시간이 꽤 지난 데다 유실 지뢰 위험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숨겨진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A씨의 과거 행적과 통화기록 등을 분석하는 한편 프로파일러도 조사 과정에 투입했다.

A씨는 지난 20일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택시기사인 60대 남성 B씨에게 합의금을 준다며 파주시 집으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또 올해 8월 초 파주시 집에서 집주인이자 전 여자친구였던 50대 여성 C씨를 살해해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B씨의 신용카드로 귀금속을 구입하고 술값과 유흥비를 결제하고 대출까지 받았는데 이 금액을 합하면 약 5000만원에 달한다. 앞서 C씨를 살해한 뒤에도 C씨 신용카드를 2000만원가량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C씨 명의로 1억여원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A(32)씨가 28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기도 고양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 명의의 신용카드를 몇 달 동안 대담하게 사용한 것인데, 나아가 집까지 차지하고 현재 만나고 있던 또 다른 여자친구 D씨를 데려와서 함께 지내기도 했다. D씨는 옷장 속에 있던 택시기사의 시신을 최초로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사람이다.

D씨는 고양이 사료가 떨어지자 사료를 찾으려고 집 안을 뒤지다가 끈으로 묶여 있던 옷장 문을 열게 됐고, 짐들 아래에 있던 시신을 발견해 충격 속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D씨는 택시기사 살인사건 당일 자신의 가족과 함께 A씨와 식사한 뒤 음주운전을 말리는 문제로 다투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가 살해한 동거녀 C씨는 유흥업소 종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유흥을 좋아하는 A씨가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던 50대 여성을 만났다가 상대의 경제적 능력을 보고 동거에 들어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현 여자친구 D씨도 노래방 도우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현금 유동성이 있는 노래방 도우미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계획적 만남을 지속해 온 것으로 파악 중이다.

경찰은 29일 A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한다. A씨가 단기간에 연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만큼 고의성, 계획성이 있었는지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또 A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하는 ‘신상공개심의위원회’가 이날 오후 1시부터 경기북부경찰청에서 열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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