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비례성 원칙

남도영 2022. 12. 29. 04: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유엔사 교전규칙(AROE)은 1953년 주한 유엔군 사령부가 만들었다.

교전규칙의 원칙 중 하나가 비례성 원칙이다.

2010년 이후 우리 군은 비례성 원칙 대신 '충분성 원칙'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례성 원칙에 따라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도영 논설위원


유엔사 교전규칙(AROE)은 1953년 주한 유엔군 사령부가 만들었다. 남북 간 우발적인 총격전이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단계별 규칙을 정한 것이다. 교전규칙의 원칙 중 하나가 비례성 원칙이다. 동종, 동량의 개념이다. 북한이 포를 한 발 쏘면 우리도 한 발로 대응하는 식이다. 우리 군은 이 규칙을 기초로 작전예규와 지침 등을 운용한다.

2010년 이후 우리 군은 비례성 원칙 대신 ‘충분성 원칙’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2010년 11월 북한의 기습적인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대응이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나온 이후 정착된 개념이다. 자위권 차원에서 적의 도발을 충분히 응징한다는 의미로, 통상 3배 이상으로 대응하도록 교전규칙을 변경했다고 한다. 2014년 3월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포탄 100발을 쏘자, 우리 군은 300발 포격으로 대응했다. 충분성 원칙이 적용된 첫 사례였다.

지난달 2일 북한이 동해 NLL 이남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이 우리 쪽으로 넘어온 거리를 계산해 NLL 이북 공해상으로 공대지 미사일 3발을 보복사격 했다.

북한 무인기 5대가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하자, 우리도 육군이 운용하는 무인정찰기 ‘송골매’(길이 4.7m, 폭 6.4m) 2대를 북쪽으로 보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례성 원칙에 따라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비례성 원칙은 법률 용어이기도 하다. 과잉금지 원칙이라고도 한다.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수 있지만, 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경찰은 참새를 잡기 위해 대포를 쏴서는 안 된다’는 금언으로 설명된다.

전장 2m급 무인기가 넘어오자 군은 F-15K, KF-16 전투기와 KA-1 경공격기, 아파치·코브라 등 공격헬기까지 띄웠다. 참새를 잡으려고 대포를 쐈는데, 실패했다. 난감한 상황이다. 게다가 북한 핵무기는 비례 대응이 불가능한 비대칭 무기다.

남도영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