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재와 진양철, 세대 뛰어넘는 친구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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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를 기록한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성민, 송중기 등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조연을 채운 배우들도 빛났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진양철(이성민) 회장을 옆에서 수십 년 간 보필한 이항재 비서실장이다.
그가 말한 '세대를 뛰어넘는 친구'라는 표현대로 진양철과 이항재는 친구이자 부자지간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재벌 총수의 비서 이항재는 진양철 앞에서 감정 표현을 좀처럼 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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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재와 진양철은) 세대를 뛰어넘는 친구가 아니었을까요?”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를 기록한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성민, 송중기 등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조연을 채운 배우들도 빛났다. 마치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을 옮겨놓은 듯 현실감 있는 연기력과 극 중 감초 같은 역할을 해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진양철(이성민) 회장을 옆에서 수십 년 간 보필한 이항재 비서실장이다. 진양철과 함께 순양을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는 단순 비서가 아니었다.
이항재 역을 연기한 정희태 배우를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가 말한 ‘세대를 뛰어넘는 친구’라는 표현대로 진양철과 이항재는 친구이자 부자지간 같은 존재였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해왔던 정희태는 이항재라는 캐릭터가 이 정도로 주목을 받을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그는 “(이항재가) 계속 회장님 의중을 파악하려고 하고 그 의중을 진도준에게 전해주는 사람이다 보니 관심 있게 많이 봐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순양에서 이항재의 입지는 진양철의 죽음과 동시에 위태롭게 된다. 그는 진양철을 모신 것이지 총수 일가, 즉 그의 자식들까지 모신 건 아니었다. 입지가 불안정해진 이항재가 진성준과 손잡고 순양생명 주주총회에서 진도준을 패륜아로 몰아가는 장면을 놓고 시청자의 의견은 분분했다. 진양철이 아꼈던 진도준을 배신하고 결국 자기 욕심을 차렸다는 해석도 있는 반면 진도준을 단단하게 하려는 진양철의 큰 그림을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정희태는 “두 가지 모두 표현하려 했다”고 부연했다. “도준의 성장통을 위해 회장님과 같이 큰 그림을 그려놓고 움직였다는 가능성도 있죠. 한편으로는 이항재도 인간이고 실수할 수 있는 불완전한 존재이기도 해요.”
실제로 만난 정희태는 서글서글한 눈매에 미소를 잘 짓는 인상이었다. 그러나 재벌 총수의 비서 이항재는 진양철 앞에서 감정 표현을 좀처럼 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말이나 표정보다 고심할 때 머리를 쓰다듬거나 당황할 때 옷매무새가 잠시 흐트러지는 식이다. 정희태는 “(연기할 때) 잠재의식에서 저절로 나오는 행동이 주는 느낌을 좋아한다”며 “머리를 많이 쓰는 사람은 머리를 많이 만진다든가 말을 할 때는 손동작을 이런 손동작을 쓴다든지 하는 등 움직임에 관한 연구를 예전에 해놨던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거의 1년 가까이 촬영을 하면서 이성민과 합을 맞추다 보니 진양철과 이항재의 관계에 몰입도 컸다. 이항재에게 진양철은 어떤 의미인지 묻자 그는 잠시 울컥한 듯 말을 끊었다. 휴지로 눈가를 훔치면서 “(극 중에) 농담처럼 ‘고약한 노인네’라는 말이 나온다. 총수의 자리에 있으면서 그럴 수밖에 없이 만들어진 성격일 것”이라며 “그런 걸 견뎌냈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외로운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 부분이 이해된다”고 말했다.
정희태는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그에게 연기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또 다른 자극이 되는 작품이었다. 대학생 시절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한 정희태는 되도록 1년에 한 편씩 연극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데뷔 20년차지만 그는 “지금까지는 나를 계속 쌓아가는 과정이었다”면서 “이제 좀 연기의 진한 맛을 더 알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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