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누리, 달 궤도 안착…한국 ‘Moon7 국가’ 됐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다누리가 달을 품었습니다.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 성공을 발표합니다.”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임무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러시아, 미국, 일본, 유럽,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일곱 번째 달 탐사 국가가 됐다. 1992년 첫 자체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를 쏘아 올린 지 30년 만에 ‘심(深)우주 탐사’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날 다누리가 임무 궤도인 달 상공 100㎞(궤도에 따라 70~130㎞)에 안착한 것을 지난 27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8월 5일 지구를 출발한 다누리는 145일간의 항행 끝에 달에 도착했다”며 “다누리의 궤도 진입 성공으로 2032년 달 착륙선 발사 계획이 현실적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 다누리는 넉 달 반 동안 지구와 달 전이 궤적을 따라 총 594만㎞를 비행했다.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로 곧장 가지 않고, 태양 쪽 먼 우주로 가서 나비 모양 궤적을 그리며 다시 지구 쪽으로 돌아와 달에 접근했다.
지난 17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임무 궤도 진입기동’을 시작했다. 이는 달 임무 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해 궤도선의 추력기를 사용해 속도를 줄이며 다누리를 달과 점점 가깝게 만드는 절차다. 지난 26일 오전 11시6분쯤 마지막 임무 궤도 진입기동을 수행했고, 이튿날 성공을 확인했다. 항우연은 당초 다누리의 임무 궤도 진입기동을 다섯 차례 수행할 계획이었지만 세 번 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달 궤도 진입도 계획보다 이틀 앞당겨지게 됐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주요 진입기동을 모두 마무리한 시점에서 다누리는 총 연료량 260㎏ 중 65%(167㎏)의 연료를 사용했다”며 “남은 연료량 93㎏으로 달 상공 100㎞ 원 궤도에서 1년간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다누리는 내년 1월부터 태양전지판이 항상 태양을 향하고 탑재체는 항상 달 표면을 향하도록 하는 달 중심 지향 모드로 바꾼다. 내년 2월부터 12월까지는 6개의 탑재체를 운영하며 실질적인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한다.
김 단장은 “다누리의 6개 탑재체 중서 특히 광시야 편광카메라는 달 뒷면의 편광 영상을 처음으로 촬영할 수 있어 세계 과학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누리에 실린 고해상도 카메라는 달 표면을 촬영해 정부가 2032년 발사를 계획 중인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를 찾게 된다. 미 항공우주국(나사)가 개발한 섀도캠을 활용해 달 남극 유인착륙 후보지를 탐색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한국 첫 달 궤도선 ‘다누리호’가 임무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 우주과학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 시간 다누리호 개발에 매진해 온 연구자분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우주 강국을 향한 도전에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윤 대통령에게 2023년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내년 말부터는 우주항공청이 출범해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독자적 우주탐사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기 위해 상반기에는 누리호 3차 발사를 시도하고, 누리호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도 본격 착수한다. 정부는 우주 분야를 포함 양자·첨단바이오·탄소중립·6G·메타버스 등 국가 전략기술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R&D)에 2027년까지 25조원을 투자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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