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받았다”는 이재명, 17년 전 논문엔 “혜택줘도 부패”

위문희, 김효성 2022. 12. 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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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8일 국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다. 장진영 기자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출석을 요구했던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 대신 민주당 텃밭인 광주를 찾아 “검찰 독재”를 외쳤다. 최근 해명과 달리 부정부패는 “당선을 목표로 특별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라고 썼던 이 대표의 석사논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검찰 독재 야당 탄압 규탄 연설회’를 열고 “이재명을 죽인다고 그들의 무능과 무책임함이 가려지겠나”며 “이재명이 죽으면 끝인가. 또 다른 이재명이 앞을 향해 나아가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수천 명의 피와 목숨을 바쳐 만든 민주주의가 되돌아가고 있다. 검찰 하나회(군부 내 사조직)를 만드는 것 아닌가”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1박2일 일정으로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방문 중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내 편은 있는 죄도 덮고, 미운 놈은 없는 죄도 만들어 탈탈 털어 반드시 제거한다는 것이 국민이 맡긴 권력을 행사하는 공직자의 합당한 태도냐”며 “마치 고스톱을 쳐서 딴 돈처럼 ‘국민이 죽어 나가든 말든 나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는 식으로 해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당초 28일은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날짜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2일 “검찰이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28일 소환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26일 “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며 직접 출석 방침을 밝혔고, 최근 변호인 선임도 마쳤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 측은 수사를 맡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야 한다면 다음 달 둘째 주가 어떤가”라고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자 검찰은 10~12일을 콕 집어 출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양측 협의가 완료되면 이 대표는 다음달 10~12일께 성남지청에 출석하게 된다.

이 대표가 17년 전 쓴 논문도 재조명받고 있다. 이 대표는 2005년 12월 가천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논문으로 ‘지방정치 부정부패의 극복 방안에 관한 연구’를 제출했다. 이 대표는 논문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부정부패에 대해 “지자체장이 당선이나 재선을 목표로 선거자금을 조정하거나 지지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정상적이지 않은 특별한 이익 혹은 혜택·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라고 적었다.

그간 이 대표 측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가 직접 돈을 받지도 않았고, 성남FC의 발전을 위해 후원금을 유치한 것이어서 부정부패가 아니다”고 해명해 왔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 대표 스스로 ‘지자체장이 이권을 주고 반대급부로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면 부정부패’라고 규정했다”며 “그 논리라면 이 대표가 제3자 뇌물 혐의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최근 검찰이 수사망을 좁혀 오자 “이재명 죽이기에 정권이 나섰다”며 자신이 정치탄압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논문에선 오히려 “부패행위를 저지른 지자체장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이 대표는 또 “지자체의 부패행위는 적발이 어렵기 때문에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썼다. 그러나 부인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당시 민주당은 의혹을 제기한 경기도청 7급 공무원을 “정치적 이유로 폭로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었다.

위문희·김효성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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