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세대 문제는 제로섬 아닌 ‘윈윈’ 게임…서로 신뢰와 공감 필요”

2022. 12. 2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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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공감’ 넘어 ‘세대공존’
세대 다른 3인의 해법 찾기

취업·주거, 돌봄 등 서로 다른 고민
문제제기가 갈등 해결의 첫걸음
서로 지지하고 존중하는 태도 필요

최근 세대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재정 청년(왼쪽부터), 강정석 서울시 청년허브 팀장,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가 ‘세대공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서울시 청년허브]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세대 간의 인식 차이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사회에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최근 이태원 참사로 청년세대에 대한 공감과 기성세대의 사회적 역할론이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이재정씨를 비롯해 강정석 서울시 청년허브 팀장,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등 세대가 다른 3인이 모여 ‘세대공감’을 넘어 ‘세대공존’으로 가는 해법을 함께 찾아봤다.

-각 세대가 가진 고민은 무엇인가.

▶이재정(이하 이)=20대는 진로와 주거가 가장 큰 고민이다. 대학 졸업 후 시민단체와 국회에서 일했지만, 여전히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지인들도 원하는 직장을 가지 못하고 계약직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주거불안도 청년에게는 큰 문제다. 지방에서 올라온 경우 혼자서 월세, 공과금 등을 해결해야 하는데 취업이 되지 않으면 부담이 크다.

▶최영준(이하 최)=4050세대는 ‘샌드위치 돌봄’을 고민하는 세대다. 부모님에 대한 돌봄 부담과 자녀들을 지원하는 시기가 점차 길어지고 있다. 커리어 등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많다.

-최근 세대 간 인식차이, 갈등이 심각하다.

▶이=이태원 참사를 통해 절실히 느꼈다. 우리 세대에게 이태원은 누구나 즐겨 찾는 일상적인 공간이었지만, 기성세대에겐 문란한 공간이었다. 일상에서도 인식 차이가 크다. 기성세대는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는 걸 미덕으로 여기지만, 청년세대는 새로운 커리어에 대한 도전을 즐긴다. 결혼이나 출산도 우리는 필수라 생각하지 않지만, 기성세대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바라본다.

▶최=세대 내 불평등도 큰데, 세대갈등만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 ‘청년세대=피해자’라는 시각은 세대갈등을 더욱 부추긴다. 50대는 가장 많이 고독사하는 세대고, 40대는 책임져야 하는 가정이 있지만 늘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지금의 문제를 세대갈등만 보기보다는 ‘우리는 어떻게 연결돼 있는가’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게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지금은 위기가 아니라 과도기다. 과거의 권위적인 문화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지고 각 세대의 목소리가 밖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변화가 세대갈등을 해결하는 첫걸음이기에 오히려 지금이 더 희망적이다.

▶강정석(이하 강)=지금 필요한 것은 세대 사이의 신뢰와 공감의 토대를 만드는 작업이지 않을까.

-세대공감을 넘어 세대공존으로 가기 위한 해법은.

▶이=기성세대는 지금의 청년세대를 고생 없이 자라 책임감 없고 나약한 존재로 보는 경향이 있다. 수혜자로 그치지 않고 청년문제를 해결하는 당사자로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청년들도 있다. 기성세대가 청년세대의 든든한 지지기반이 되어주길 바란다.

▶강=청년허브에 있으면서 공공의 지원 역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민간 차원에서 청년의 자립을 돕는 체계를 만드는 등 청년에게 우리 사회가 보내는 신뢰의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최=국가와 시장은 비대해진 데 반해 공동체의 힘은 약해졌다. 공동체 스스로가 사회적 자본, 네트워크, 연대로 힘을 키우고 삼각형의 무게 중심을 잡는 게 필요하다. 사회적 상속 운동, 영아너소사이어티 등과 같이 최근 공동체 스스로가 연대적 자금을 만들고 올바른 가치를 세우며 다양한 세대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것, 그게 세대공존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세대공존을 위한 각 세대의 역할은.

▶최=세대 문제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윈윈’ 게임이다. 기성세대는 그간의 경험을 살려 노동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청년세대는 기성세대가 못한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과거에는 지지가 없는 지시였다면,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지지해야 한다.

▶이=서로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박지원 중앙일보M&P 기자 park.jiwon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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