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00 또 붕괴…내년 ‘힘겨운 한 해’ 예고

김연주 2022. 12. 2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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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3일 2988.77였던 코스피지수(위 사진)가 폐장을 하루 앞둔 12월 28일에는 2280.45로 장을 마감했다(아래 사진).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037.83에서 692.37로 뚝 떨어졌다. [뉴시스]

올해 폐장을 하루 앞둔 증시가 ‘배당락’ 몸살을 치렀다. 기관과 외국인이 금융주 등 고배당주를 쏟아내면서 코스피는 두 달 만에 2300선을 다시 내줬다. 코스닥도 하루 만에 700선 아래로 밀렸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나스닥 지수가 급락하며 몰아친 미국발 삭풍도 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했다.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25% 내린 2280.45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가 23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10월 31일(종가 2293.61)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68% 떨어진 692.37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 회복했던 700선을 하루 만에 내줬다.

이날 지수 하락을 이끈 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서 각각 3030억원과 213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287억원, 코스닥에서 367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 홀로 ‘사자’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1조772억원)과 코스닥(5910억원)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받아냈다.

대주주 양도소득세를 피하기 위해 전날 개인이 쏟아낸 물량을 사들였던 기관과 외국인이 하루 만에 ‘팔자’로 돌아선 건 ‘배당락일 효과’다. 배당락은 배당기준일을 넘기면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것으로 배당락일 전까진 주식을 보유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배당 권리를 챙긴 뒤 배당락일에는 일반적으로 주식을 처분하는 모습을 보인다.

배당락일 효과로 인해 이날 금융주 등 고배당주의 하락 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기업은행(-10.71%)과 우리금융지주(-9.23%), DGB금융지주(-8.64%) 등 은행주와 대신증권(-9.56%), 삼성증권 (-8.01%) 등 배당 성향이 높은 증권주도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미국발(發) 찬바람이 몰아치며 시장은 더 꽁꽁 얼어붙었다. ‘성장주’의 대표주자인 테슬라 급락이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27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11.41% 떨어지며 10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0달러마저 무너지며 전 세계 시가총액 기준 20위로 8계단 내려섰다.

테슬라가 지난 24일부터 중국 상하이 공장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다는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가 이어지며 주가는 미끄럼을 탔다. 공장 가동 중단의 표면적 이유는 중국 공장 직원의 코로나 감염이지만 사실상 수요가 줄자 재고 관리를 위해 생산 중단에 나섰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며 주가가 밀린 것이다.

테슬라 주가의 자유낙하의 여파는 LG에너지솔루션(-4.49%)과 LG화학(-4.14%), 삼성SDI(-3.37%) 등 2차전지 관련주의 주가도 끌어내렸다. 삼성전자 주가도 전날보다 2.58% 내린 5만6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테슬라처럼 성장성 높은 기업도 수요 둔화를 피해 가지 못하며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며 “한국 시장에서도 테슬라와 연관성이 높은 2차전지 주식과 삼성전자 등 경기민감주도 일제히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분위기 속 상승으로 방향을 튼 미 국채 금리는 증시의 불안감을 키웠다. 28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0.11%포인트 오르며 한 달 만에 다시 연 3.8%대에 진입했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늘고 돈을 빌리기 힘들어져 성장주에는 직격탄이 된다. 27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1.38% 하락한 이유다.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뛴 건 중국의 코로나 방역 규제 완화가 글로벌 수요를 자극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물가가 더 뛰면 미국 등의 긴축 기조가 더 이어질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성장주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이라며 “경기는 둔화해 소비는 줄어드는데 금리는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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