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0~80회 포격…너무 무서워" 헤르손 떠나는 민간인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 대한 무차별 포격이 계속되자 헤르손을 빠져나가는 민간인 피란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BBC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격이 급증하면서 성탄절 이후 헤르손에서 약 400명이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 러시아에 빼앗겼던 헤르손을 지난달 8개월여 만에 되찾았다. 퇴각한 러시아는 헤르손의 주요 기반 시설을 연일 포격하고 있다.
세 딸과 함께 정부가 제공한 기차에 올라탄 엘레나는 BBC에 "전에는 러시아군이 하루 7∼10회 포격했는데 이제는 온종일 70∼80회를 포격한다"며 "우크라이나와 헤르손을 사랑하지만 너무 무섭고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엘레나 가족은 미처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채 피란길에 올랐다. 이들은 일단 서부 도시로 향한 뒤 도움을 구해볼 계획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가족과 함께 차에 타고 있던 이리나는 "더는 못 참겠다. 포격이 너무 심하다"며 "우리는 이 사태가 지나가리라 생각하며 버텼는데 바로 옆집과 아버지 집에 폭탄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성탄절 전날엔 러시아가 중앙시장을 집중적으로 포격하며 정육점 직원, 휴대전화 심카드 판매상 등 11명이 사망하고 50명 이상이 다쳤다.
27일에는 여성 병원이 폭격 됐는데 이는 아기가 태어난 직후였다고 더 타임스가 우크라이나 외무부 차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적십자 자원봉사자인 드미트로는 BBC에 "가장 화가 나는 것은 러시아군이 항상 주택, 아파트, 보일러실 같은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BBC는 러시아가 헤르손 포격으로 얻으려는 게 뭔지 알기 어렵고 우크라이나군도 드리프로강 동쪽 지역을 장악하려고 시도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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