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면제방법 알아…대형로펌 아드님도 VIP" 수십명 더 있다

정혜정 2022. 12. 2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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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선수 조재성(27·OK금융그룹)이 병역 비리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앞둔 가운데 병역 면탈 의뢰인 중 프로 선수뿐 아니라 대형로펌 등 전문직 자제들이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 SBS가 입수해 보도한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21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브로커 구모씨는 병역 면탈 의뢰인에게 “우리는 VIP 회원제로 운영한다”며 “저희가 모시는 VIP 회원들은 밤에라도 시간을 빼서 별도로 찾아뵙는다”고 말했다.

구씨는 대형로펌 등을 거론하며 “강남 서초 송파에서 아버지 사업하시는 분들, (대형로펌) A나 B에 있는 아들도 마찬가지고, 그쪽에서 사업 좀 하신다는 분들 가운데 아드님이 군대 안 가신 분들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구씨는 또 의사와 병무청 관계자를 언급하며 “그분들과 유대 관계를 유지하면서 볼도 치고 같이 식사를 한다”며 “제 비즈니스가 병원하고 병무청이다”라고 했다.

‘VIP’를 운운하며 신뢰감을 키운 구씨는 의뢰인에게 구체적인 방법과 함께 최대 5000만원의 단가를 제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구씨는 “이쪽(병역) 분야에서 거의 최고 전문가라 다 방법을 안다”며 “신경과나 내과로 컨설팅한다. 4급(보충역), 5급(면제)을 빨리 받게 하기 위한 기준이나 질병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병원도 지정해 주고 의사도 지정이 된다”며 “의사한테 가서 진료받고 저희가 시키는 대로 하면 아들이 4급, 5급을 받는다”고 했다.

구씨는 “강남, 서초 C 병원하고 D 병원을 단가로 말하면 5급 군 면제를 조건으로 3000만원에서 5000만원”이라고 했다.

직업군인 출신인 구씨는 서울 강남구에 병역 문제 관련 사무소를 차려 이같은 방식으로 한 사람당 수천만 원씩을 받으며 병역 브로커로 활동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은혜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질병 증상 등을 허위로 꾸며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 혐의로 구씨를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브로커 E씨를 추가로 적발해 수사하고 있다. E씨도 뇌전증 진단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돕는 등 구씨와 비슷한 수법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자금 거래와 통화 내역, 병원 진단서 등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해 이들 브로커에 의뢰한 병역 면탈 의심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현재 수사 선상에 오른 병역 면탈 의심자는 수십 명에 이른다.

검찰은 이들 브로커와 특정 의료진이 유착했을 가능성까지 포함해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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