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우려' 中, 세계는 입국 규제…이 와중에 한국행 400% 폭주
日·인도·방글라데시 코로나 검사 의무화
"봉쇄 해제 中, 韓항공편 예약 400% 급증"
중국이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 폐지 등 국경 봉쇄를 풀자 중국발 입국을 규제하는 나라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 급증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차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사실상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확진자가 급증해 새로운 변이 출현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규제를 도입했거나 검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일본·인도·말레이시아·방글라데시·이탈리아·대만·필리핀 등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발 여행객들에게 적용할 새로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미 관리들은 "공중 보건 전문가들, 국제 파트너들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새로운 방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중국의 확진자 급증에 따른 새로운 변이 출현 우려와 관련 데이터 부족이 이런 검토를 촉발시켰다"고 설명했다.
미 관리들은 아직 구체적인 검역 방침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일본·말레이시아 등과 유사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27일 일본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중국에서 일본으로 입국하는 전원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일본으로 입국하거나 7일 이내 중국을 방문한 경우 일본 입국 때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일본은 중국발 항공기에 대한 규제 강화에도 나섰다. 28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오는 30일부터 중국 본토, 홍콩과 마카오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에 대해 도쿄 나리타, 도쿄 하네다, 오사카 간사이, 나고야 주부 등 4개 국제공항만 이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발 여행객을 상대로 한 감염 추적과 감시 조치 강화 등 방역 수위를 높였다.
방글라데시도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한다. 28일 현지 언론 디카트리뷴에 따르면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전날 확진자가 증가하는 나라들, 특히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라고 각 공항에 지시했다.
대만은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간 중국발 모든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는 밀라노 말펜사 국제공항에 다음 달 말까지 중국발 입국자 전원을 상대로 PCR 검사를 하도록 요청했다.
앞서 인도는 지난 24일 중국을 포함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나라들에서 오는 여행객들의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으며, 양성 판정 시 격리 조치를 결정했다.
필리핀도 중국 여행객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의무화를 검토 중이다. 제이미 바우티스타 필리핀 교통부 장관은 28일 "중국에서 오는 방문객에 대해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찬성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발 입국 제한 조치는 앞으로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지난 26일 중국이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를 다음 달 8일부터 폐지한다고 발표한 뒤 중국 내에선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27일 중국 여행 사이트 트립닷컴을 통한 중국발 해외 항공편 예약이 전날보다 254% 급증했다. 특히 싱가포르행 예약은 600% 증가했으며, 한국·홍콩·일본·태국행 예약은 각각 400%씩 증가했다. 중국은 다음 달 춘제(설)를 앞두고도 있다.
싱가포르 의료계에선 "중국의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 폐지에 따라 중국발 해외 여행이 급증해 바이러스 확산의 우려가 있다"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해외 여행을 자제하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 방역 당국은 오는 30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추가 방역 조치를 발표할 전망이다.
일본과 미국 등 각국의 잇따른 입국 강화 조치와 관련,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각측은 과학적 방역과 협력을 함께 진행하며 각국의 안전한 인원 왕래를 보장하고 글로벌 산업망·공급망의 안정성을 수호하며 세계 경제 회복과 건강한 성장을 추동해야 한다"며 "중국은 항상 각국의 방역 조치가 과학적이고 적정해야 하며 정상적인 인원 왕래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요국들의 입국 규제 움직임에도 해외 거주 중인 중국인들은 중국 당국의 봉쇄 해제 조치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고 27일 CNN이 보도했다. 그간 긴 격리 기간 때문에 모국을 방문하지 못했던 많은 중국인들이 본국에 있는 가족을 보기 위해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홍콩 역시 중국의 봉쇄 해제의 영향을 받아 29일부터 해외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 등을 폐지할 예정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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