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의 門 열었다” 7번째 달 탐사국…다누리, 임무궤도 진입

고석현, 조수진 2022. 12. 28. 17: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다누리가 달을 품었습니다. 다누리의 달 궤도 진입 성공을 발표합니다.”

한국의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달 궤도를 공전하는 모습. 중앙포토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가 임무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28일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러시아·미국·일본·유럽·중국·인도에 이어 세계 일곱 번째 달탐사 국가가 됐다. 1992년 첫 자체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를 쏘아 올린 지 30년 만에 ‘심(深)우주 탐사’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날 다누리가 임무 궤도인 달 상공 100㎞(궤도에 따라 70~130㎞)에 안착한 것을 27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초속 1.62㎞ 속도로 약 2시간마다 달을 공전하고 있는데, 달을 중심으로 하루 12번씩 돌고 있다는 의미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다누리 달궤도 진입 결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차관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지난 8월 5일 지구를 출발한 다누리는 145일간의 항행 끝에 달에 도착했다”며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지구를 넘어 달에 닿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누리의 궤도 진입 성공으로 2032년 달 착륙선 발사 계획이 현실적 목표가 됐다”며 “궤적설계·항해관제·심우주통신 기술 등 우주 탐사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의 첫 단추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에서 쏘아 올려진 다누리는 넉 달 반 동안 지구와 달 전이 궤적을 따라 총 594만㎞를 비행했다.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로 곧장 가지 않고, 태양 쪽 먼 우주로 가서 나비모양 궤적을 그리며 다시 지구 쪽으로 돌아와 달에 접근했다.

지난 17일부터는 본격적으로 ‘임무 궤도 진입기동’을 시작했다. 이는 달 임무 궤도에 안착시키기 위해 궤도선의 추력기를 사용해 속도를 줄이며 다누리를 달과 점점 가깝게 만드는 절차다. 지난 26일 오전 11시 6분쯤 마지막 임무 궤도 진입기동을 수행했고, 이튿날 성공을 확인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항우연은 당초 다누리의 임무 궤도 진입기동을 다섯 차례 수행할 계획이었지만 세 번 만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달궤도 진입도 계획보다 이틀 앞당겨지게 됐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1차 궤도 진입기동 분석 결과 당초 계획한 총 5회의 기동 중 2~3차 기동과 4~5차 기동을 통합해 최종 3회의 기동으로 임무궤도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계획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주요 진입기동을 모두 마무리한 시점에서 다누리는 총 연료량 260㎏ 중 65%(167㎏)의 연료를 사용했다”며 “남은 연료량 93㎏으로 달 상공 100㎞ 원 궤도에서 1년간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다누리가 지난 9월 담아낸 지구-달 공전 중 달이 지구를 통과하는 과정. 사진 과기정통부
지난 8월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 발사장에서 다누리가 하늘로 오르고 있다. 사진 스페이스X

1월 ‘달중심 지향모드’ 전환…2월부터 본격 달 탐사


다누리는 내년 1월부터 현재 항행 모드인 운영방식을 태양전지판이 항상 태양을 향하고 탑재체는 항상 달 표면을 향하도록 하는 달 중심 지향 모드로 바꾼다. 이후 임무궤도 상에서의 본체와 탑재체 성능 확인과 탑재체가 촬영한 영상의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보정 작업 등이 수행된다. 내년 2월부터 12월까지는 6개의 탑재체를 운영하며 실질적인 과학기술 임무를 수행한다.

김 단장은 “다누리의 6개 탑재체가 678㎏인데, 적은 중량에 6개의 탑재체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며 “특히 광시야 편광카메라는 달 뒷면의 편광 영상을 처음으로 촬영할 수 있어 세계 과학자들의 관심이 높다. 또 우주인터넷 기술도 다누리가 처음으로 달에서 실제 검증을 하게 되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누리에 실린 고해상도 카메라는 달 표면을 촬영해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를 찾게 된다. 정부는 2032년 달 착륙선 발사 등을 계획 중인데, 중요한 데이터로 활용될 전망이다. 또 감마선 분광기를 활용해 달 표면의 물·산소 등 자원을 탐색하고, 미 항공우주국(NASA)가 개발한 쉐도우캠을 활용해 달 남극 유인착륙 후보지를 탐색할 예정이다.

신상준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다누리가 아폴로 등 앞선 달탐사선과 달리 새로운 궤도를 개척해 달 임무 궤도에 진입했다”며 “새로운 궤도를 개척한 건 한국 우주과학의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가 향후 달착륙선 등을 계획하는 만큼 우주발사체의 경제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가 지속해야 할 것”이라며 “해외의 경우 민간에서 우주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정부가 항공우주청을 통해 우주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고 민간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