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뒤 봉하마을 달려간 김경수, 야권선 벌써 '역할론' 뜬다

정용환 2022. 12. 2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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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사면 직후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김 전 지사는 28일 0시 특별사면으로 창원교도소에서 출소하자마자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향했다. 봉하마을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전 10시쯤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그는 헌화·분향한 뒤 방명록에 “대통령님께서 왜 그렇게 시민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을 강조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남아 있는 저희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대통령님!”이라는 글을 남겼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한 뒤 방명록을 적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김 전 지사 출소 후 첫 공식 일정이다. 송봉근 기자

김 전 지사는 국민통합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창원교도소를 나온 직후엔 “국민통합과 관련해서는 저로서도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사회가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통해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봉하마을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어느 정부가 개혁을 하더라도 정권이 바뀌면 사상누각이 되는, 모래의 성처럼 되는 일들이 반복되는 것이 불행한 일 아니겠나”라며 “노 전 대통령께서 꿋꿋하게 갈망하셨던 국민통합이 꼭 이루어지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도소 앞 100명 지지자…야권선 '김경수 역할론' 솔솔


김 전 지사는 사면은 됐으나 복권되지 못해 2027년 12월 28일까지 피선거권을 갖지 못한다. 그러나 야권의 기대감은 확연했다. 이날 창원교도소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민홍철·김영배·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100여명의 지지자가 모여들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0시부로 복권 없는 사면이 이뤄져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를 나와 지지자들과 인사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6일 수감된 지 521일 만이다. 송봉근 기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가 영남권 쪽에서 여전히 상당한 지지를 받고 계시기 때문에 지역적 역할을 하실 수도 있다”라며 “당의 중요한 인재로 쓰일 거고, 중요한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문 진영에선 들뜬 분위기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김경수 역할론이 자칫 이재명 대표와의 대결 구도를 형성할 수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은 “김 전 지사가 곧장 서울에 올라오긴 하겠으나 공개적인 정치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친문 의원도 "김 전 지사가 본인을 두고 언론이나 평론계가 바라는 구도(계파 갈등)를 모르지 않지만, 그분의 성정 상 그 시나리오를 따라가 줄 리 없다"며 "외국으로 잠시 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정치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김 전 지사가 꼭 제도권에서만 정치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며 “제도권 밖에서 정치한다면 이재명과 대척점에 서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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