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H 배상윤, 하얏트 인수후 쌍방울 김성태에 할인특전"
검찰이 배상윤 KH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신준호)가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대한 배 회장의 업무상배임 혐의도 들여다볼 전망이다. 배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의혹에 연루돼 있는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과 인적·금전적으로 얽히고 설킨 관계다.
보고서 “배상윤, 호텔 특전 독점…법인카드 업무관련성 미확인”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랜드하얏트서울 운영사 서울미라마 유한회사는 2020년 11월 16일 오성회계법인으로부터 경영진단 재무실사 보고서를 받았다. 같은 해 12월 4일엔 법무법인 광장으로부터 법률실사 보고서를 받았다. 앞서 KH그룹이 2019년 12월 호텔을 인수한 이후 대주단(貸主團)이 KH그룹을 견제할 목적으로 법률·재무 실사를 받게 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두 보고서를 입수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KH그룹은 그랜드하얏트서울을 인수한 직후 주요 고객에 대한 할인 특전(Privilege) 정책을 도입했는데, 이 특전의 99%를 배 회장과 측근 2명이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배 회장 등은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만 숙박, 스파(Spa), 식음료 등 서비스를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누리며 1억 3500만원가량의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서에 적혀있다.
배 회장에게 제공된 것으로 재무 자료에 기록된 특전 가운데 일부는 실제 쌍방울 그룹의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이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KH와 쌍방울이 사실상 한 몸이라고 보는 이유다.
보고서 “배상윤 측근 등 8명 채용 때 이력서도 안 받아”
호텔 경영 곳곳에서 발견된 구멍도 보고서에 드러나 있다. 실사대상 기간 거액(1억 700만원가량)의 법인카드 사용액이 존재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 했다. 보고서에는 “채용절차는 취업규직 준수 측면에서 미비점이 존재하였으며, 임직원에 대한 근태관리 및 인사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아니하다”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배 회장의 측근인 정모씨 등 8명을 채용할 때 이력서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선 자본적 지출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됐다. 샘플로 8건을 뽑아 봤더니 이 가운데 6건이 절차를 준수하지 않거나 미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KH그룹 건설사인 이엑스티(현재 사명 KH E&T)에 발주한 51억 4000만원 규모의 주차장 공사다. 해당 건은 담당부서를 통하지 않고 계약이 진행됐고 문서조차 남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견적금액이 다른 경쟁 업체에 비해 높았지만 공사는 이엑스티가 맡았다.
법률 실사 보고서에는 “필룩스(현재 사명 KH필룩스) 인사로 하여금 호텔의 로고를 호텔 운영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2020년 설 명절엔 배 회장 명의로 서울미라마 직원들에게 명절 선물(영광굴비 세트)을 지급하고 5920만원가량을 서울미라마의 복리후생비로 처리한 것도 문제라고 평가됐다. 이 같은 건들에 대해 법무법인 광장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및 형법상 업무상배임의 죄책이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만간 검찰은 두 보고서에 등장한 문제점들을 하나씩 정밀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KH그룹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신준호)와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가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방해 의혹을 수원지검은 ▶대북송금 의혹 등도 파헤치는 중이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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