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2차 가해' 구속수사…경찰 "게시물 삭제도 요청"

경찰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에게 가해지는 온라인상 2차 가해와 관련해 엄정대응에 나선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장과 민주당 의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방문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2차 가해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뉴스1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8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악의적·조직적 허위사실 유포자와 악성 비방글 게시자를 구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윈회 등에 2차 가해 게시물을 삭제·차단해달라고 신속히 요청해 피해 확산을 방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태원참사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경찰청을 방문해 “일부 보수 성향 시민단체와 유튜버들이 참사 희생자 유족을 상대로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참사 직후부터 2차 가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 내 사이버대책상황실은 지금까지 참사 관련 악의적 비방·신상정보 유출 등 위법행위 36건을 적발해 이 중 8건(8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게시물 564건에 대해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차단을 요청한 상태다.

온라인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악의적 비방글을 게시하는 경우 정보통신망법 등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다. 실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는 2차 가해자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악성 댓글은 유가족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는 범죄인 만큼 두 번 다시 그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