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완전한 사형폐지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 사형집행중단25년 기자회견 대한민국 마지막사형집행 25년 국회 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 |
ⓒ 천주교인권위원회 |
1997년 23명의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지 꼭 25년이 되는 2022년 12월 30일에 즈음해 12월 28일 11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대한민국 마지막 사형집행 25년, 국회의원·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이 "이제 대한민국은 완전한 사형폐지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을 대표발의 한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사형제도폐지특별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지 않는 것은 국회 본연의 임무를 외면하는 직무유기"라며 "하루 빨리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7대 국회에서 175인, 19대 국회에서 172인의 공동발의로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을 대표발의했던 유인태 전 의원은 "그동안 사형집행의 위기가 여러번 있었지만 국회와 종교, 시민사회의 힘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며 "25년 동안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으니 이제 국회는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을 통과시키고 헌법재판소도 사형제도의 위헌성을 확인해 주길 바란다"는 희망을 밝혔다.
지난 7월 열린 헌법재판소의 사형제도 헌법소원 공개변론에서 청구인 측 대리인을 맡았던 좌세준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는 "공개변론에서 정부 측 대리인단이 주장한 사형제도의 범죄억지력은 증명될 수 없음을 유엔에서도 연구 결과로 확인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올해안에 위헌 결정을 내려 줄 것을 기다렸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웠지만 2023년 초에는 사형제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질 것을 기대한다"고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에 참여했던 소회를 밝혔다.
종교계 대표인 홍인식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이사장)와 학계를 대표해 헌법소원 공개변론 참고인으로 참여했던 이덕인 교수(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찰경호학과 학과장)의 발언이 이어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사무국장 김수산나 목사, 강민정 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 현대일 신부가 낭독한 '국회의원-시민사회 공동성명'에선 국회·정부·헌법재판소를 향한 호소를 발표했다.
21대 국회는 사형제도폐지특별법안의 심사를 즉각 시작할 것, 정부는 즉각 사형집행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유엔의 사형폐지를 위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을 서두를 것, 헌법재판소는 하루 빨리 사형제도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려 줄 것을 요청했다.
국제사회는 이미 오래전 우리나라를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로 분류했지만 여전히 사형제도가 법률적으로 존재하는 국가다. 지난 15대부터 21대 국회까지 매 국회마다 총 아홉 건의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이 발의됐지만 단 한 번도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헌법재판소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사형제도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지난 7월 헌법재판소에서 사형제도의 위헌 여부를 다투는 공개변론이 열려 다시 한 번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는데, 정부 측 대리인단은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에서 사형제도 존치 입장을 유지했다.
다만, 올해 한국 정부는 지난 2020년에 이어 유엔 총회 두 번째로 '사형집행 모라토리움(유예) 결의안'에 찬성 표결을 했고, 이는 우리 정부가 찬성 입장을 밝힌 것으로 사형집행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것을 국내외에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 Cities For Life 20회 세계사형반대의날 Cities For Life 명동대성당 빔버타이징 |
ⓒ 천주교인권위원회 |
28일 기자회견에는 20대 국회와 21대 국회에서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을 대표발의 한 이상민 의원을 비롯해 박주민, 강민정 민주당 의원과 강은미 정의당 의원, 17대 국회와 19대 국회에서 국회 재적인원 과반수가 넘는 각 175인, 172인의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 한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을 대표발의 했던 유인태 전 의원이 참석했다. 또한 사형제도폐지 종교·인권·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를 대표하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이사장 홍인식 목사와 사무국장 김수산나 목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부회장 좌세준 변호사,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장 현대일 신부, 부산과학기술대학교 경찰경호학과 학과장 이덕인 교수,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장예정 활동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 김덕진 위원 등이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사형제도폐지를 위한 종교인권시민단체 연석회의'는 오랜 시간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노력하던 종교·인권·시민단체들이 사형집행 중단 10년인 2007년 개최한 '대한민국 사형폐지국 선포식'을 기점으로 연대를 확대했고, 사형집행 중단 20년이 되었던 2017년 사형제도폐지 종교·인권·시민단체연석회의(연석회의)를 결성한 국내 유일의 사형제도폐지운동 연대모임이다.
[기자회견문 전문] 이제 대한민국은 완전한 사형폐지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 대한민국 마지막 사형집행 25년, 국회의원·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1997년 12월 30일 사형수 23명에 대해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지 꼭 25년이 지났습니다. 국제사회는 이미 우리나라를 10년 이상 사형집행이 중단된 '실질적 사형폐지국가(Abolitionist in Practice Country)'로 분류하고 있지만 그동안 중형주의 형벌정책만이 정의로운 길인 듯 목소리를 높이며 사형집행 재개를 주장하는 일부 정치인들이나 언론의 목소리가 높아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어야 한다고 굳게 믿는 종교·인권·시민단체들과 국회의원들 그리고 국민의 힘으로 사형집행을 막아냈습니다.
그러한 노력이 한국 정부가 지난 2020년에 이어 올해에도 유엔총회에서 '사형집행 모라토리움(유예)' 결의안에 찬성 표결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는 2007년 이후 사형집행 모라토리움 표결에서 일곱 번이나 연속으로 기권했던 과거에 비해 분명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7월 사형제도의 위헌여부를 다루기 위해 열린 헌법재판소의 공개변론에서 사형제도 존치를 주장했고 '유엔총회 결의는 법적구속력이 없다'며 사형제도를 지금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 195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는 유엔(UN)은 이미 오래 전, 전 세계의 사형폐지를 목표로 천명했고 사형제도의 범죄억지력을 증명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를 수차례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사형제도 폐지가 전제 되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9년 <유럽평의회 범죄인 인도협약>에 가입하면서 국내에 송환되는 범죄인에 대하여 사형을 집행을 하지 않겠다는 협정을 맺었고 국회는 이를 비준한 바 있습니다. 유엔 193개 회원국 중 145개의 국가가 완전히 또는 사실상 사형을 폐지했다는 사실은 사형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사형집행 모라토리움(유예)를 넘어 완전한 사형폐지국가로 나아가야합니다. 15대 국회를 시작으로 21대 국회까지 매 국회마다 빠짐없이 총 아홉 건의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이 발의되었지만 단 한번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사형제도에 대한 세 번째 헌법소원 심리가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는 위헌 결정으로 우리의 기대에 부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유럽연합이 공식 서한을 통해 사형제도 폐지를 지지하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전달하였고 한국 천주교 주교단, 국제앰네스티, 세계사형반대위원회, 유럽연합, 7대 종단의 대표들이 사형제도에 대한 위헌 결정을 호소하였습니다.
사형제도가 폐지되어야 하는 이유는 간명합니다. 국가는 반복되는 폭력의 한 축이 될 것이 아니라 그 악순환을 멈출 책임이 있습니다. 참혹한 범죄들을 생명을 빼앗는 극형으로 억제 할 수 없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범죄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범죄가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을 찾아내고 우리 사회가 가진 많은 모순들을 해결하면서 범죄 발생 자체를 줄여나가는 예방정책을 확산해야 합니다. 또, 범죄 피해자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넓히면서 사회 전반의 안전망을 다져나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 대한민국 사형집행 중단 25년을 맞아 한 자리에 모인 21대 국회의원들과 종교, 인권, 시민단체들은 국회와 정부 그리고 헌법재판소에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 21대 국회는 사형제도폐지특별법안의 심사를 즉각 시작해야 합니다.
- 정부는 즉각 사형집행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유엔의 사형폐지를 위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을 서둘러야 합니다.
- 헌법재판소는 하루 빨리 사형제도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우리나라가 사형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고 아시아와 모든 국가들의 사형제도 폐지를 견인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어떠한 상황에도 국민의 생명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다는 대한민국의 정의로움과 생명 존중 정신을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행동으로 보여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완전한 사형폐지국가, 죽음의 시대를 뒤로하고 평화와 생명의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2022년 12월 28일
대한민국 마지막 사형집행 25년
국회·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 참석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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