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노웅래 돈받는 현장 녹음 있다…'부스럭' 봉투 소리도"

이보람, 김하나 2022. 12. 2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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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파일이 있다”고 28일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를 요청한 이유에 대해 “노 의원이 구체적 청탁을 받은 뒤, 돈을 받으면서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잘 쓰고 있다’고 말하는 것과 노 의원의 봉투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녹음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에서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요청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장관은 “지난 20여년간 중요한 부정부패 수사 다수를 직접 담당해 왔지만, 부정한 돈을 주고받는 현장이 이렇게까지 녹음된 사건은 저도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노 의원이 ‘귀하게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공감 정치로 보답하렵니다’라고 보낸 문자메시지도 있다고 한 장관은 설명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뿐만 아니라 청탁 받은 내용이 적힌 노웅래 의원의 자필 메모와 의원실 보좌진의 업무 수첩, 청탁을 이행하기 위해 국정의정시스템을 이용해서 공공기관에 청탁 내용을 질의하고 회신하는 내역까지 있다고 한 장관은 전했다.

한 장관은 이밖에 뇌물 공여자와 참고인들이 노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일관된 진술도 있다고 설명하면서 “뇌물 사건에서 이런 정도로 확실한 증거들이 나오는 경우는 저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노 의원은 국민의 공복으로서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을 악용해 브로커로부터 6000만원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고, 단순히 불법 자금을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브로커의 청탁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려 했으며 그 과정에서 국회의 보좌 조직까지 이용했다”면서 “그럼에도 수사기관의 조작이라고 거짓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것이고 여러분이 대표하신 상식적인 국민들은 모두 이런 중대 범죄 혐의에 이런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국회의원이라도 당연히 체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의원은 이후 신상발언에서 “한 장관이 증거가 차고도 넘친다고 얘기했는데 그럼 왜 조사과정에서 묻지도 제시하지도 확인하지도 않았느냐”며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고 갑자기 녹취가 있다고 말하는 건 방어권을 완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거듭 말하지만 저는 부정한 돈을 받지 않았다. 양심껏 구설수 없이 의정활동을 해 왔다”며 “그런데도 하지도 않은 일로 범법자로 내세워 정말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진행됐다. 체포동의안은 총 재적 299명, 총투표수 271명, 부161표, 가101표, 기권9표로 부결됐다. 장진영 기자


노 의원은 “이건 정상적인 수사가 아니라 사람잡는 수사”라며 “반드시 무죄를 입증하겠다. 정당하게 해명할 기회를 달라. 제가 살아온 삶 자체가 부정되지 않게 지켜주실 것을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동료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이어진 표결에서 노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기명 투표 결과 271명 중 찬성 101명, 반대 161명, 기권 9명으로 결국 부결됐다.

노 의원은 지난 2020년 2∼12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비용 등의 명목으로 사업가 박모 씨 측으로부터 총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알선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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