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의 즐거움을 만끽한 학생들을 만나다

서준석 2022. 12. 28. 14: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책읽기가 재미있어요"... 강경고등학교 방과후 수업 '후끈'

[서준석 기자]

 위 왼쪽부터 강경고등학교 방과후 수업 낭독회에 참여한 기타리스트 류제신, 진로교사 강정혜, 이선경 강사, 아래 왼쪽부터 2학년 오채은 , 1학년 박민희, 1학년 김성혜 학생으로 낭독회 전 화이팅을 외쳤다
ⓒ 서준석
'정확하게 읽는 방법'을 배우는 학생들이 있다. 논산시 강경읍에 있는 강경고등학교(교장 이기수)가 개설한 '방과후 학교 낭독 Talk Talk'에 참여한 학생들이다. 교사와 성우가 꿈인 학생 3명이 참여했다. 낭독 수업은 어떻게 진행됐고, 학생들은 무엇을 배우고, 학교 생활에 어떻게 도움이 됐을까. 지난 27일 열린 마지막 수업인 '박범신 소설 소금 낭독회' 현장을 찾아가 봤다.

대개 인문계 고등학교 방과후 수업은 대학진학을 목표로 교과 과목과 연계된 영어, 국어, 수학 과목이 주를 이룬다. 간혹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기 위한 예체능 등의 수업도 하고 있지만 그 시간은 미미한 수준으로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강경고등학교에서는 '낭독(책읽기)'를 방과후 수업으로 채택해 지난 10월부터 운영했다. 낭독 수업을 개설하기 까지는 진로교사로 내년 3월 퇴임을 앞두고 있는 강정혜 교사의 역활이 컸다. 
 
 강경고등학교 진료교사 강정혜 선생님. 엄마와 같은 포근함으로 학생들과 늘 같이 고민하고 친구처럼 다정 다감하다.
ⓒ 서준석
 
강정혜 교사는 "짧은 글과 영상에 익숙한 스마트폰 시대를 살고 있는 학생들이 문해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낭독을 통해 시와 소설 등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경험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선한 영향력을 발휘것으로 믿는다" 라고 말했다.

강 교사는 "적은 강의료에도 선뜻 학생들을 맡아 열정적으로 지도해 주신 북내레이터 이선경 강사님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격려해 주신 교장, 교감, 담당 선생님, 무엇보다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해 준 학생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정확하게 읽는 방법을 섬세하게 한 문장 한 문장 알기 쉽게 알려주십니다."

낭독을 배우는 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선경 강사에 대해 말했다.
 
 북내레이터 이선경 강사. 지난 10월 부터 낭독반 학생들을 지도했다. 대면 수업으로 부족해 온라인 줌 수업을 하며 학생들을 꼼꼼하게 가르쳤다. 꾸준하게 책을 읽을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 서준석
 
학생들을 지도한 북 내레이터 이선경 강사는 올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2022시청자 미디어 대상'에서 오디오부분 1위(최우수상)를 수상하는 등 각종 시 낭송 대회를 석권하고 시낭송 지도 및 축제 MC 등으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내공이 강한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강사로 정평이 나있다.
이선경 강사는 "책을 소리내어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그 안에 담긴 뜻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며 "낭독을 통해 학생들이 좀더 자기 표현을 잘하고 대중 앞에서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낭독회는 류제신 기타리스트와 이선경 강사의 배경음에 맞춰 학생들이 박범신 소설 '소금'의 중요 부분을 낭독했다
ⓒ 서준석
 
이날 낭독회는 박범신 작가의 소설 '소금'의 중요부분을 이선경 강사가 발췌해 학생들이 20여 분간 감정을 담아 읽었다.

"달고 시고 쓰고 짜다 인생의 맛이 그런 거지
아, 사랑하는 나의 당신 달고 시고 쓰고 짜다
달고 시고 쓰고 짜다 나는야 노래하는 사람
당신의 깊이를 잴 수 없네. 햇빛처럼, 영원처럼" 

"아버지 오신다 저기 소금밭에 오신다
햇빛도 좋고 바람도 좋구나
아버지 오신다 저기 콩밭 두렁에 오신다
하늘도 푸르고 땅도 푸르구나
소금밭을 밟으면 소금이 오고
콩밭을 밟으면 콩 낱이 온다
아버지 오시는 길 햇빛 같은 길 아버지 가시는 길 눈물 같은 길." 

낭독을 마친 학생들에게 소감을 물었다. 자칭 타칭 낭독반 에이스, 특수교사에서 국어교사로 꿈을 바꾼 1학년 김성혜 학생은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을 좋아한다. 요즘은 낭독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낸다고 말했다.

낭독반에 들어와 문장 하나 하나 소리내어 읽으면서 책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분석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발음도 정확해져 타인과 대화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소리가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1학년 박민희. 2남 1녀중 장녀로 성우에서 윤리교사로 진로를 바꿨다. 철학책을 읽으며 힘든 순간을 넘기는 감성파 학생이다. 정확하게 읽는 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낭독을 하며 책 문장의 감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재미있어 계속해볼 생각이며 친구들에게도 권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독이 거의 없이 정확하게 잘 읽어 낭독에 소질이 있다고 이선경 강사가 귀띔했다.

2학년 오채은. 국어교사가 꿈으로 진로선생님 추천으로 낭독반에 들어왔다. 처음해보는 발음 발성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제대로 말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체험하는 시간이였다. 성우라는 직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낭독반 수업을 하면서 "선생님은 내가 어떻게 해야 되는가 하는 나침반 역할을 해준다" 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기타리스트 류제신. 울림있는 목소리로 기타와 함께 연주를 들려줘 낭독회를 한껏 끌어 올렸다.
ⓒ 서준석
 
이날 낭독회에는 음악도 함께했다. 기타기스트 류제신씨는 학생들과 함께 '아침이슬'을 부르고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를 울림있게 불러 감동을 불러왔다.

강경고등학교의 방과 후 수업 '낭독 Talk Talk'는 전문 강사를 초빙해 학생들에게 문해력을 키우고 더불어 학생들의 진로와 꿈을 키우는데 도움을 프로그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기수 교장은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해 충족시켜주는 곳이 학교'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를 찾아 갈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논산포커스에도 함께 게재 합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