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중 1명만 '한식산업화 잘됐다'…"외국인 쉐프 양성해야"

최서윤 2022. 12. 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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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정부 건의·공동사업 추진 예정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방영된 SBS TV 경제 토크쇼 '식자회담' 포스터.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직접 '식자단장'을 맡아 식자단 의견을 종합, 토크를 이끌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아시아경제 최서윤 기자] 대한상공회의소 국가발전 프로젝트인 '한식(韓食) 산업화'에 대해 4명 중 1명만 "잘됐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발전 프로젝트는 대한상의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민간 차원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대한상의는 지난 9월 10일부터 10월 28일까지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한식산업화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한 후 그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총 182명이 참여했다.

한식의 세계화(국제적 인기)에 관한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50.7%(잘함 42.1%, 매우잘함 8.6%)로 절반을 넘었다. 최근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중국 상하이 등에 한식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고 있고 만두, 라면 등 한식 제품 수출량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한식의 산업화에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다수였다. 응답자들은 ‘한식의 산업화(산업구조 형성)가 어느 정도 성공했냐’는 질문에 4명 중 1명(잘함 20.4%, 매우잘함 5.3%)만 "잘했다"고 답했다. 한식의 국제적 인기와는 별개로 한식을 통한 밸류체인 및 산업 구조 형성에는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다.

‘한식산업화가 향후 국가발전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 90%가량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해외에서 한식의 산업화가 미진한 이유(중복 응답 가능)로는 ‘한식에 대한 인식과 홍보 부족’(48.3%) ‘명칭 및 조리법 비표준화’(46.7%) ‘해외에서의 식자재 수급 어려움’(33.5%) 등이 꼽혔다. 특히 ‘한식의 브랜딩, 스토리텔링의 부족’ ‘전통 한식이 가지는 구식(舊式)의 이미지’에 아쉬움을 표하며 한식을 국제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브랜딩, 이미지의 필요성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식이 대외적으로 추구해야 할 이미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중복 응답 가능)에는 ‘건강식, 웰빙으로서의 이미지’(69.1%) ‘젊고 힙한 이미지’(42.1%) ‘고급스럽고 정적인 이미지’(41.4%) ‘매운맛 등 특색있는 이미지’(20.3%)가 선호됐다. 이에 대해 김보석 한식진흥원 팀장은 “과거 일본, 태국 등은 자국 음식에 대한 명확한 이미지를 형성해 산업화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면서 “한식 역시 어떤 브랜딩과 이미지를 입혀서 국제적으로 인식되게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식산업화를 앞당기기 위한 국민들의 아이디어 공모전도 병행됐다. 상의는 학계, 유관기관 등의 전문가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으로 ‘외국인 한식 전문인력 양성방안’을, 우수상으로 ‘소자본 프랜차이징의 해외 진출 방안’을 선정했다.

최우수상에 선정된 ‘외국인 한식전문인력 양성방안’은 진정한 의미의 한식산업화를 위해 외국인들의 현지 한식당 창업이 늘어나야 함을 역설하며, 해외에 한식전문 교육기관 설립 등을 제안했다. 우수상에 선정된 ‘소자본 프랜차이징의 해외 진출 방안’은 국내에서 과포화된 외식업 자영업자에게 해외 진출을 위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한식 자영업자의 활동의 장을 국외로 늘려나가자는 취지다.

최우수상에 선정된 정현우(58·서울 송파)씨는 “대한상의 국가발전 프로젝트를 TV로 시청하며 한식 산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한국인이 국내에서 쌀국숫집, 피자집을 차리는 것처럼 해외에서도 현지인이 쌈밥집, 비빔밥집을 차려야 진정한 의미의 한식산업화가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해외 현지에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강민재 대한상의 국가발전팀 팀장은 “국가발전 프로젝트 일환으로 국민께서 식자단원이 돼 직접 한식산업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개진해주셨다”며 “향후 해당 아이디어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전문가를 통해 국민 아이디어 선정 작품의 사업 타당성 분석을 진행한 후 자문단과 사업 방향을 결정하고 정부 건의, 유관기관과의 공동 사업 추진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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