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月사용자 350만…비결은 치열한 현지화

김철현 2022. 12. 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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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학생들이 한국 스타트업 서비스로 공부하는 까닭은
콴다, 모르는 문제 찍으면 AI가 5초 안에 해설 제공
콴다스터디로 교육격차 해소도

2000만 명, 우리나라 스타트업 매스프레소가 운영하는 학습 플랫폼 ‘콴다’의 베트남 가입자 수다. 베트남 인구가 1억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의 5분의 1이 콴다에 가입했다. 한국에서 시작한 서비스지만 베트남 가입자가 2.4배 많다. 콴다는 모르는 문제를 찍으면 인공지능(AI)이 판독해 5초 안에 해설과 연관 콘텐츠를 제공한다. 베트남 학생들이 한국 스타트업 서비스로 공부하는 까닭을 들여다봤다.

이용재 매스프레소 대표는 "모르는 것을 즉시 질문하고 싶은 것은 전 세계 모든 학생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갈증이고 이 갈증을 오프라인 선생님이 아닌 디지털로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은 베트남에서의 콴다의 인기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매스프레소는 2019년 12월에 콴다 베트남어 버전을 선보였다. 출시 2주 만에 iOS 앱스토어 교육차트 1위와 전체 앱 순위 3위를 기록하며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이 순위는 인스타그램이나 틱톡보다 높은 것이었다.

베트남에서의 인기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3년이 되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가별 콴다 가입자를 보면 한국을 제치고 2020년 이후 3년 연속 베트남이 가장 많을 정도다. 베트남 월간 사용자(MAU)는 350만 명으로 동남아 슈퍼 앱인 그랩의 안드로이드 MAU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콴다 관계자는 "베트남은 10~19세 인구가 14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학령 인구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교육열이 매우 높다"며 "뿐만 아니라 인구의 97.6%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디지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 베트남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콴다를 사용해 시공간의 한계 없이 궁금증을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콴다가 베트남 학생들을 파고든 배경엔 매스프레소의 꾸준한 현지화 노력이 있었다. 베트남 교재 문제 풀이 데이터를 쌓기 위해 현지 명문 학교 교사를 확보했다. 우리와 다른 점에 대한 조사도 필요했다. 일례로 베트남의 경우에는 ‘.’ 을 곱하기 기호로 사용한다. 3.5라는 수식을 한국에 넣으면 7/2 등으로 변환해주는 풀이가 나오지만, 베트남에선 15가 답이다. 매스프레소는 출시 후 이런 사실을 파악해 수정하기도 했다.

콴다가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이 대표의 눈엔 베트남 교육시장의 문제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베트남은 높은 교육열로 발달된 사교육 시장이 특징이지만 실제 교육 접근성이나 양질의 콘텐츠는 도시나 상위 소득 계층에게 집중돼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 온라인 학원 ‘콴다 스터디’를 선보인 이유다. 현지의 이른바 ‘1타 강사진’을 확보해 하노이나 호치민에서만 수강이 가능했던 이들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지방에서도 들을 수 있게 했다.

실제로 베트남 대도시 외 2성~4성급 도시들 학생의 비율은 약 18%인데 콴다 스터디 수강생 중 2성~4성급 도시 학생 비율은 약 60%다. 이 대표는 "학원 수업을 받기 위해 집에서 40km를 오가고, 밤이 너무 늦으면 학원에서 자며 등교하던 학생이 콴다스터디를 통해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삶의 질이 좋아졌다는 후기를 봤다"며 "우리가 베트남에서 제공하는 디지털화된 학습 경험이 기존에 없던 혁신과 가치를 현지 시장에 만들어내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매스프레소는 지역적 제한 없이 스마트폰만 있다면 모르는 문제를 물어볼 수 있는 콴다의 특성이 베트남에서 인기를 끈 요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방 소도시에서도 대도시 1타강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디지털로 구현한 콴다스터디는 베트남 지역 간 교육격차를 디지털로 해소하고자 한 사례로 꼽힌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기술력과 데이터를 통해 더 편리하고 맞춤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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