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구본준 공통점? 주식재산 100억 넘는 토끼띠 경영자
100억원 이상 주식부자 중 63년생이 38명으로 최다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2023년 토끼띠의 해로, 국내 상장사 중 주식평가액이 100억원이 넘는 토끼띠 주주는 얼마나 될까. 정답은 60명이다. 특히 이 중 60% 이상이 1963년 토끼띠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 단위 토끼띠 주식 부자는 63년생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51년생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 꼽혔다. 또 1000대 기업 대표이사급 CEO 중 토끼띠는 약 130명 정도로, 재계서 활약하는 최고령 토끼띠 임원은 1927년생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신호 명예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의 '상장사 내 토끼띠 주식부자 및 CEO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억원이 넘는 토끼띠 주주는 60명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을 출생년도 별로 살펴보면 1963년생이 38명(63.3%)으로 최다였다. 이어 1975년생(13명), 1951년생(7명), 1939년생(2명) 순이었다. MZ세대에 속하는 1987년생 중에서는 100억원대 주식 부자인 토끼띠 주주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 토끼띠 주주 중 주식재산이 가장 높은 주인공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1963년에 출생한 서 회장의 이달 23일 기준 주식평가액은 2조 3836억 원으로 토끼띠 주주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식종목에서만 1조 5077억 원이 넘는 주식평가액을 기록한 것으로 계산됐다.
서경배 회장처럼 조(兆) 단위로 주식재산이 많은 토끼띠 주주에는 HD현대그룹 총수인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1951년에 태어난 정 이사장의 이달 23일 기준 주식평가액은 1조 3594억 원으로 평가됐다. 정 이사장은 HD현대 주식을 2101만 1330주를 보유 중이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1조 원 사이에 해당하는 토끼띠 주주는 모두 9명으로 나타났다. 이중에는 1963년생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1963년생 중에는 한국투자금융그룹 김남구 회장(6643억원)을 비롯해 DN오토모티브 김상헌 부회장(2216억원), 에스디바이오센서 이효근 대표이사(1447억원), APS홀딩스 정기로 대표이사(1424억원)가 포함됐다.
1951년생 중에서는 LX그룹 구본준 회장(4012억원), 교촌그룹 권원강 회장(1669억원), 월덱스 배종식 대표이사(1048억원)가 포함됐다. 이중 구본준 회장은 LX홀딩스와 ㈜LG 두 곳에서 주식을 보유 중이고, 권원강 회장은 교촌에프앤비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39년생에는 넥센그룹 강병중 회장(1484억원)의 주식재산이 1000억 원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강 회장은 넥센타이어와 넥센 두 곳에서 주식을 쥐고 있는데, 두 회사에서 등기임원도 함께 맡고 있다. 1975년생 중에서는 DB그룹 김남호 회장(4631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김 회장은 DB그룹 김준기 창업회장의 장남으로 현재 DB손해보험을 비롯해 ㈜DB와 DB금융투자 세 곳에서 보유한 주식가치만 해도 4000억 원을 훌쩍 넘겼다.
963년생은 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중에서도 엘브이엠씨홀딩스 오세영 대표이사(947억원), SK 최재원 수석부회장(886억원), 티에스이 김철호 대표이사(723억원), 그래디언트 이기형 회장(695억원), 다날 박성찬 회장(633억원), JW홀딩스 이경하 회장(625억원), 태웅로직스 한재동 회장(598억원), 크리스에프앤씨 윤정화 최대주주(530억원) 등은 주식재산이 500억 원을 넘었다.
토끼띠 주주 중 주식평가액이 100억 원 넘는 여성 중에는 1975년생 신성이엔지 이지선 대표이사(274억원)와 에스와이 김옥주 대표이사(107억원)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매출 1000대 상장사 중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대표이사 타이틀을 달고 있는 CEO는 1350명이었다. 이중 토끼띠 경영자는 131명으로 파악됐다. 조사 대상 1000대기업 CEO 중 9.7%에 해당됐다.
1000대 기업 대표이사 중에는 1963년생이 103명으로 78.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1975년생 15명, 1951년생 8명, 1939년생 5명 순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1963년생 토끼띠 CEO 중에는 ▲삼성전자 경계현 사장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 ▲기아 최준영 대표이사 ▲삼성증권 장석훈 사장 ▲대우건설 백정완 대표이사 ▲E1 천정식 대표이사 ▲아시아나항공 정성권 대표이사 ▲LX하우시스 강계웅 대표이사 ▲SK 장동현 부회장 ▲카카오 홍은택 대표이사 등이 포함됐다.
1939년생 중에는 CJ제일제당 대표이사와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손경식 회장을 비롯해 이화공영 최삼규 회장 등이 토끼띠 최고경영자에 해당됐다. 1951년생 중에는 ▲경동나비엔 손연호 회장 ▲HD현대 권오갑 회장 ▲토비스 하희조 대표이사 등이 같은 해에 태어났다. 1975년생 중에는 ▲삼양통상 허준홍 사장 ▲대웅제약 전승호 사장 ▲극동유화 장선우 대표이사 등이 포함됐다.
국내 재계에서 현재까지도 임원으로 활동 중인 최고령 토끼띠는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신호 명예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927년 5월생인 강 명예회장은 63년 넘게 재직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경영학 관점에서 토끼는 경청, 친화, 지혜, 속도 4박자 리더십을 갖춘 인재에 속한다"며 "2023년에 경기가 다소 어두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략과 순발력 등이 뛰어난 토끼띠 CEO가 경영 난국을 지혜롭게 잘 헤쳐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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