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의 시신'…크리스마스이브에 올라온 장미향

택시기사 살해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
50대 여친 집, 30대 살인男…추가 실종자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그러니까 어떤 특이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지점을 은폐하기 위해서 장미향이라는 건 굉장히 많은 데에 사용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의 초점으로 떠오른 택시기사 살인 사건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현정 사회자가 "이웃의 증언이 지금 나오고 있는데 항상 담배 연기가 매캐하니 올라왔는데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장미향이 올라왔다는 겁니다"라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이다.

문제의 30대 남성 A씨는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의 용의자다. 지난 25일 오전 한 여성의 경찰 신고로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자기 남자친구 집 옷장을 열었는데 시신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시신은 택시 기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는데 합의금을 주겠다며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집은 50대 여성 B씨 소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를 자기 여자 친구라고 밝혔다. 경찰이 B씨 행방을 추궁하자 A씨는 자기가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하지만 B씨 시신은 찾지 못한 상태다. A씨에게는 여성 C씨 명의 핸드폰도 있었는데, C씨의 행방도 묘연한 상황이다.

A씨는 최소 2명 이상의 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가운데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 교수는 택시 기사의 시신이 놓여 있던 옷장과 장미향기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사고를 은폐를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택시 기사가 너무 큰 장애물이 되니까 애당초에 집으로 유인할 때부터 이 택시 기사가 그 집에서 나오게 할 계획은 없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A씨는 다른 범죄의 발각 가능성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아서는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택시 기사를 살해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택시 기사가) 20일 날 사망을 하고 일부 둔기에 의한 출혈이 있었을 개연성도 없지 않다. 그러면 결국에는 부패하기 시작할 텐데 집안이었기 때문에"라면서 "(장미향이 나는 섬유유연제 같은 것들을) 부어서 냄새를 은폐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만약에 동일한 수법으로 여성을 살해했었다면 8월 달에 있는 사건 이후에도 또 둔기를 사용한 적이 있는 거 아닌가"라면서 "진술하는 게 어디까지 신빙성이 있는지 제가 잘 신뢰가 안 간다"고 말했다. 50대 여성 B씨의 시신을 공릉천에 유기했다고 A씨가 자백했지만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설명 안 되는 궁금증이 또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아니 할 수가 없는 그런 지금 상황"이라며 "연쇄살인사건에서 사실은 그 전작들을 은폐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A씨의) 삶의 방식이 남의 신분을 도용해 남의 재산으로 삶을 영위하는, 약탈하는 삶의 방식을 갖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남의 물건들이 이 사람의 주변에서 나온다면 그 주인의 안전을 한번 확인을 해 해보는 게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