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도, 홈 관중 수도 1위... 올해 SSG는 모든 게 완벽했다
[유준상 기자]
6개월여 동안 정규시즌을 소화하다 보면 어느 팀이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다. 주전급 선수든, 혹은 팀 전체든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결국 그 위기에 대한 극복 여부로 순위가 결정된다.
그러나 2022년의 SSG 랜더스는 달랐다.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144번째 경기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를 달성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단기전에서도 저력을 발휘한 SSG는 SK 와이번스 시절이었던 2018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품었다.
▲ 올가을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면서 정상에 올라선 SSG |
ⓒ SSG 랜더스 |
좌완 에이스의 귀환, 여전한 타선... 팬 서비스도 1등
지난해와 가장 큰 차이점이 있었다면 역시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2년간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뛴 그는 4년 총액 151억 원(연봉 131억 원, 옵션 20억 원)의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SSG로 돌아오게 됐다.
미국 무대를 경험한 김광현은 더 노련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또한 미국에서 팬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그는 자신이 승수를 추가할 때마다 특별한 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KK 위닝플랜'을 진행했다. SSG 팬들은 물론이고 타 팀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에이스'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팀 홈런 1위' 타선도 뜨거웠다. 최정과 한유섬이 나란히 20홈런 고지를 밟는가 하면, 공-수에서 맹활약한 최지훈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전반기에 맹타를 휘두른 박성한 역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기복이 컸던 불펜은 정규시즌 막바지까지도 SSG가 안고 있던 불안요소였다. 그러나 윌머 폰트와 김광현 등 강력한 선발진에 언제든지 득점 지원이 가능한 타선이 불펜의 부담을 덜어줬다. 또한 '베테랑' 노경은의 호투, 부상에서 돌아온 문승원의 가세 등으로 위기를 이겨냈다.
▲ 시즌 내내 랜더스필드를 뜨겁게 달군 SSG 팬들 |
ⓒ SSG 랜더스 |
극적이었던 가을 드라마, 이제는 2연패 도전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의 추격을 뿌리치고 1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한 SSG는 여유롭게 한국시리즈 준비에 돌입했다. 이 기간 동안 지쳐있던 구원 투수들은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몸상태가 좋지 않았던 몇몇 야수들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키움의 상승세는 만만치 않았다. 연장 10회 승부 끝에 첫 경기를 내준 SSG는 2, 3차전 승리 이후 4차전에서 패배했다. 좀 더 쉽게 시리즈를 풀어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시리즈 전적은 2승 2패가 됐다.
'최대 고비'는 5차전이었다. 1차전에서 맞붙은 안우진과 김광현의 선발 맞대결이 다시 성사됐다. 물집 증세를 털어낸 안우진의 호투에 힘입어 키움이 8회초까지 4-0으로 앞서고 있었다. 아무리 홈 경기라고 해도 SSG는 5차전마저 승리하지 못하면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때 팀을 구한 것은 '홈런'이었다. 8회말 최정의 투런포로 시동을 건 SSG는 9회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김강민이 끝내기 3점포를 쏘아올리며 치열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6차전을 임할 수 있게 된 선수단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믿을 수 없는 경기를 펼친 SSG는 6차전까지 기세를 이어가며 홈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구단의 적극적인 투자, '원 팀'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값진 우승이었다. 이제는 2연패 도전에 나선다. 미국으로 떠난 폰트의 공백 등 변수가 존재하기는 해도 2023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SSG가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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