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에서 다시 대형마트로’ 유통가, 배송경쟁 무게추 이동
이커머스, 물류망 구축에 비용 부담…새벽배송 잇따라 포기
기존 매장의 온라인 거점화, 추가 투자 없이 사업 확대 장점
유통가 배송전쟁의 무대가 이커머스 등 온라인에서 다시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커머스 업체 간 배송경쟁이 치열했지만 물류거점 확보, 물류 네트워크 확대에 따른 비용부담으로 경쟁 강도가 한풀 꺾였다.
반면 대형마트는 새벽시간·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서비스는 물론 거점 확보를 위한 신규 출점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으로 구성된 대·중소유통상생협의회는 대형마트의 새벽시간·의무휴업일 온라인 배송 허용을 골자로 하는 상생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의무휴업을 비롯해 자정에서 오전 10시까지 심야시간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가 풀리면 전국 곳곳에 위치한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새벽배송에 나설 수 있다.
그간 이 같은 규제 탓에 새벽배송을 앞세운 배송경쟁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가장 치열하게 벌어졌다. 2015년 마켓컬리를 시작으로 쿠팡이 가세하면서 새벽배송은 이커머스의 최대 경쟁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경쟁 심화와 더불어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면서 쿠팡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새벽배송 등 배송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난 4월 롯데온을 시작으로 BGF가 운영하는 신선식품 전문몰 헬로네이처, 밀키트 업계 1위 프레시지, GS프레시몰 등이 새벽배송을 중단했다. SSG닷컴은 충청권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연말까지만 운영하고 내년부터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편할 예정이다.
반면 대형마트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삼아 꾸준히 배송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커머스 기업에 비해 물류 분야에 대한 큰 투자 없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이번 규제완화까지 더해질 경우 이커머스 업계와의 배송경쟁력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홈플러스는 네이버와 손잡고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전국 33개 도시의 253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서 1시간 내외로 고객에게 배송하는 방식이다.
이미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자사 매장을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삼아 배송에 나서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 플랫폼 점유율이 가장 높은 네이버와의 협업은 배송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마트는 전국 110여개 오프라인 매장의 PP(피킹&패킹)센터를 대형화해 배송처리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 지난 19일에는 ‘이마트몰’, ‘새벽배송몰’, ‘트레이더스몰’ 등에서 제공해 온 장보기 서비스를 이마트몰로 일원화하는 등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롯데쇼핑도 기존 롯데마트 매장에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스마트스토어, 그리고 점포와 별개로 물류 설비를 둔 다크스토어 등을 확대하면서 오프라인 기반의 배송경쟁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 20여곳의 스마트스토어·다크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 GS프레시몰은 지난 15일 ‘바로 배달’ 서비스를 론칭했다.
기존에도 온라인 전용센터인 프라임센터를 통해 배송 서비스를 운영했지만, 바로배달 론칭으로 배송시간을 1시간으로 대폭 단축했다. 지역 곳곳에 위치한 GS더프레시 매장이 GS프레시몰의 배송을 지원하는 구조다.
GS리테일은 연말까지 GS더프레시 직영점 140여점을 통해 GS프레시몰의 바로배달 서비스를 우선 도입한 후 가맹점을 포함한 모든 GS더프레시 매장으로 전면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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