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VIP를 잡아라”…편의점, 간식 이어 ‘장난감’까지 접수
새로운 10대 문화…편의점 신상 비대면 SNS 인증
미래 고객 확보 마켸팅 경쟁
편의점 주요 고객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편의점 주요 고객층이 3040세대에서 2030세대로 연령층이 낮아지더니, 급기야 초등학생을 비롯한 10대 연령층 매출 비중이 가파르게 늘면서 핵심 고객으로 부상했다. 이에 편의점업계는 ‘미래 고객’ 잡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13세 이하 소비자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편의점 CU와 GS25도 10대 고객 비중이 높아졌다. GS25의 지난해 10대 매출 비중은 전체 0.8%에 그쳤지만 올해는 1.4%로 뛰었다. CU도 같은 기간 3.7%에서 4.0% 늘었다.
10대 어린이들의 편의점 이용률이 급증한 것은 학령인구 감소와 불량 식품 규제 등으로 쇠퇴하던 문구점이 팬데믹과 이에 따른 온라인 수업 전환으로 잇따라 폐점한 가운데, 오히려 이 시기 편의점이 판매 품목 범위를 확장하면서 완구류의 대체 판매처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업체들은 완구와 학교 주요 준비물 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인기있는 유명 캐릭터사와 손잡고 다양한 완구와 토이 캔디, 키링 등을 출시하고 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큰 돈을 쓰고 돌아가는 학부모들의 발길을 잡기 위함이다. 가격은 물론 종류와 질도 훨씬 좋아졌다.
실제로 편의점 문구류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GS25는 스누피부터 자체 캐릭터 ‘무무씨’를 활용한 펜시 제품 출시를 비롯해 문구류 카테고리를 확대해 왔다. 그 결과 GS25에서 올해 1~11월 캐릭터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983.6%, 약 20배 신장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 학교 개학시즌을 맞아 전략적으로 캐릭터 토이캔디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어 7월에는 편의점 대표 품목으로 인식되는 ‘새우깡’, ‘포카칩’을 모두 제치고 ‘토이캔디’ 상품이 과자 카테고리 판매 1위에 오르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에 편의점은 완구류 판매를 지속 확장하고 있다. CU는 최근 멤버십앱 포켓CU 홈배송 카테고리에 키즈, 완구 메뉴 탭을 신설해 다양한 완구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주문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판매 채널을 통해 가족 단위로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
편의점업계가 화장품을 출시했던 것도 10대 고객을 잡기 위한 대표사례로 꼽힌다. 나이가 어려지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색조화장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편의점의 화장품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해 뷰티업계와 손잡고 다양한 화장품을 출시해 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시 주춤했지만, 각 사마다 인지도가 높은 화장품 브랜드와의 제휴를 통해 관련 매출 상승 및 모객 효과를 기대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화장품 제조사와 손을 잡고 전용상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화장품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기도 했다.
◇ 10대 잡아야 ‘돈’ 된다…“구매력 낮지만 트렌드 이끄는 귀한 손님”
이처럼 편의점 업계가 10대 손님을 잡으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유행을 선도하고 하나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10대는 소비트렌드를 개척해 나가는 하나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소득이 없다는 점에서 구매력은 다소 약하지만 한정판 제품은 오히려 과감하게 구매하는 경향이 짙다.
특히 방과 후 친구들과 분식집 등에서 군것질을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게 주된 재미였다면, 최근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편의점 신상품을 공유하고 이를 각자 사 먹어 본 후 인증샷을 올리는 방식의 놀이 문화가 일반화됐다.
이를 배경으로 편의점업계는 소비력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편의점 이용 빈도가 잦은 이들 10대들을 중장기 충성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관련 제품을 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례로 CU는 금요일을 신상데이로 정해 화제가 된 인기 신상을 50% 할인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한편 이들이 열광하는 아이돌 굿즈 상품, 웹예능 콘텐츠 등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2017년 출시부터 매년 완판되는 방단소년단이 디자인된 교통카드가 대표적이다.
업계는 향후에도 10대를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에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최근 10대 고객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관련 상품을 확대하고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10대 고객은 현재 고객임과 동시에 보다 높은 구매력을 가진 잠재 고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비 트랜드 분석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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