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2년2개월만에 최악…내년도 '찬바람'

문제원 2022. 12. 28.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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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에 불어닥친 찬바람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세계적인 고금리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달 기업 체감 경기는 2년2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고금리 지속으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정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기업뿐 아니라 내수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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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발표
지난 8월 이후 4개월 연속 경기 악화
경기불확실성에 내년 1월도 하락전망

국내 기업에 불어닥친 찬바람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세계적인 고금리 여파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달 기업 체감 경기는 2년2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와 높은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75를 기록했다. 지난 8월(81)부터 4개월 연속 체감 경기가 악화해 2020년 10월(7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나타낸 것으로, 100을 밑돌면 업황이 나쁘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의 체감 경기 악화가 뚜렷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71을 나타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심했던 2020년 9월(68)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세부 업종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와 화학물질·제품, 기타 기계장비 등의 하락폭이 컸다. 기업 규모별로 봐도 대기업(-5포인트), 중소기업(-2포인트), 수출기업(-1포인트), 내수기업(-5포인트) 모두 체감 경기가 나빴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건설업(-6포인트), 부동산업(-6포인트), 도소매업(-2포인트) 등이 하락했으나 정보통신업(10포인트) 등이 상승하면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수요 증가로 정보통신업의 업황이 개선됐지만 주택경기 둔화에 따른 유동성 악화와 내수부진,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비제조업 역시 업황이 얼어붙는 모습이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대기업은 화학물질, 화학제품, 1차금속 부문 등에서 업황이 좋지 않았다"며 "비제조업의 정보통신업의 경우 12월에 연말 예산 소진이 있기 때문에 수요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기업 모두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제조업은 그 다음으로 원자재 가격상승을, 비제조업은 인력난·인건비 상승을 경영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고금리 지속으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정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기업뿐 아니라 내수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까지도 기업 체감 경기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내년 1월 모든 산업 업황 BSI는 이달보다 4포인트 하락한 70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조업은 화학물질·제품, 기타 기계장비, 자동차, 비제조업은 도소매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전기·가스·증기 등을 중심으로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한 12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0.3포인트 상승한 91.7을 기록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다. 한달새 수치가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100을 밑도는 만큼 과거 평균에 비해 경기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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