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m금융톡]농협중앙회장 셀프연임법에 '시끌'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전례없는 '적금 특판 해지' 읍소 사태로 뭇매를 맞았던 농협중앙회가 이번엔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제를 골자로 하는 농협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셀프연임법'이라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28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에서는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소위는 관례적으로 여야가 완전 합의를 이룰 때까지 논의하지만 신정훈·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반발에도 법안소위원장인 김승남 민주당 의원이 표결에 부치면서 강행 처리됐다. 이날 오전 열리는 농해수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진 않았지만 일부 여야 의원들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내년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신 의원과 윤 의원은 법안처리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년 이 법안이 논의돼 통과될 경우 2024년 1월까지 임기인 이 회장에게도 적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셀프연임법'이라는 비판도 지속되고 있다. 신 의원은 비공개 소위에서 "현행 깜깜이 선거법으로는 현직 중앙회장의 임기연장법"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더 심도있게 논의를 하고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도 "현재 선출된 중앙회장이 단임제로 선출됐는데 바꿔서 연임제로 바뀌게 되면 회원조합지원자금뿐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소위 이후 아예 셀프연임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윤 의원이 지난 16일 발의한 농협법 개정안은 향후 중앙회장의 연임제가 도입되더라도, 연임제 적용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선출되는 중앙회장부터 적용되도록 명시하는 내용이 골자다.

농협 노조 등도 이 법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민경신 전국협동조합노조 위원장은 통화에서 "4년 단임제일 때도 조합장들과 유착관계 등 관리가 안 됐는데 연임제까지 적용되면 기득권은 더욱 공고화될 것"이라면서 "농협중앙회장 선출도 조합장이 아닌 조합원 직선제로 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농협중앙회가 회장의 연임에만 전사적 노력을 쏟느라 정작 감독 의무 등 정작 중요한 관리 의무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농협중앙회는 최근 남해축산농협, 동경주농협 등에서 발생한 특판 해지 사태로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동경주농협 등은 적금 특판을 진행했다가 목표금액(100억원)의 90배인 9000억원이 몰려 파산 위기까지 봉착했고, 고객들을 상대로 적금을 해지해달라는 요구를 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금융감독원까지 나서 각 중앙회에 특판관리시스템 등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한 상태다. 농협중앙회의 사정을 잘 아는 금융권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우선순위가 바뀐 채 엉뚱한 곳에 관심이 가 있는데 디테일한 관리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