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포도·마늘 '해외로'…농진청, 신품종 수출 길잡이

세종=김혜원 2022. 12. 2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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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1. 국산 신품종 마늘 ‘홍산’은 올해 홍콩이라는 신시장을 만났다. 마늘이 수급 민감 품목이다 보니 국내가 아닌 수출 무대가 절실했던 터다. 농촌진흥청은 껍질이 두껍고 수분이 많은 홍산 품종의 특성을 감안해 건조 저장 및 유통 기술을 적용한 선박에 마늘을 실어 보냈다. 결과는 좋았다. 홍산 마늘 고유의 냄새와 알 크기, 독특한 외관을 홍콩 사람이 선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일본에서도 홍산 마늘 수출에 관심을 여러 차례 표한 상태다.

#2. 수출 유망 단지에서 자란 딸기 신품종 ‘알타킹’은 육묘 기술과 농가별 재배 기술이 아직 미흡해 생산이 매우 불안정한 애로를 안고 있었다. 병해충 관리도 쉽지 않았다. 농진청이 알타킹 육묘기 고온 시 환경 관리 기술과 병해충 예찰 방법, 방제약제 사용법 등 기술 지원에 나섰다. 수출은 지난해 21t에서 올해 40t으로, 수출액은 3억4800만원에서 6억6200만원으로 늘었다.

농진청이 올해 농산물 수출 확대를 위해 유망 품목 발굴과 맞춤형 기술 지원에 집중한 결과물이다. 28일 농진청에 따르면 올해 수출 유망 품목은 30품목, 지역특화작목 연계 수출단지는 20단지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또 수출 현장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1958명을 컨설팅했다. 이들의 만족도는 한 해 전보다 2.2%포인트 높아진 84.4%로 집계됐다.

농진청은 우선 시장 개방의 위기 극복을 위해 수출 유망 품목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초점을 뒀다. 불리한 수출 여건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올해의 경우 포도 ‘홍주씨들리스’(베트남), 딸기 ‘하이베리’(태국), 고구마 ‘호감미’(싱가포르), 아스파라거스(홍콩), 키위 ‘해금’(싱가포르), 단감(베트남) 등이 수출 유망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내수에 의존하던 해금은 싱가포르 수출 길에 올랐다. 포도 ‘샤인머스캣’ 같이 고급화가 가능한 프리미엄 품목은 싱가포르 고급 매장과 연계해 수출 확대를 추진했는데 일본산을 눌렀다.

농진청은 도농업기술원과 손잡고 지역특화작목 중심 수출 유망단지 육성과 지속적인 중·장기 기술 지원으로 수출 역량을 배양하는 데도 신경을 기울인 한 해였다. 수출 유망단지의 기술·경영 수준을 진단하고 품질·안전성 등 수출 상대국의 품목별 요구사항을 반영한 맞춤형 기술을 지원해 수출을 확대한 것이다.

수출 농산물의 농약 안전성 관리 등 수출 농가 현장의 문제 발생을 경감시키기 위한 상시적 교육·학습 지원도 강화했다. 일본에 채소류, 대만에 배추를 수출하는 농가·경영체를 대상으로 ‘농약 안전 사용’ 교육을 추진해 잔류농약 기준 위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온라인 교육 병행으로 접근성을 높였다.

또 수출 농산물의 수입국 농약 안전성 향상 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했다. 수출 농산물 농약 안전 사용 가이드 84개를 개정하고 현장에 보급해 수출 농산물 통관 금지 사례를 지난해 33건에서 올해 11건으로 3분의 1이나 줄였다.

물류비 절감과 장거리 수송에 따른 수출 신선 농산물의 품질 저하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조절저장(CA) 컨테이너 활용 선박 수출 기술을 고도화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홍콩과 베트남은 딸기, 수박, 참외, 멜론 등을 혼합 품목으로 묶어 선적하는 식이다. 품목에 따라 CA 수송이 항공 대비 많게는 1000% 이상 수익 창출 효과를 냈다.

내년에는 포도와 딸기 등 전략 품목 수출 확대와 참외, 감귤 등 유망 품목의 연간 10% 수출 증가를 목표로 기술 지원을 보다 강화한다. 전략 품목은 품목별로 수출 1억달러를 목표로 신품종을 발굴하고 프리미엄화하며 유망 품목은 선도 유지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후보군을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품목뿐 아니라 국내 자원(젖소 정액)과 기술(사양 및 질병 관리)을 기반으로 후방산업(축산기자재·동물약품 등)과 연계한 패키지 수출 모델화에도 나선다. 내년 중으로 수출 농업 미래 성장 산업화를 위한 기술 수출 모델 2건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윤성환 농진청 수출농업지원과 지도사는 "농식품 국정과제 수출 목표 150억달러를 견인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술 수출 분야에서 민관 협업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전략·유망 품목 대상 연구개발(R&D)에서 생산 기반, 수출 상품화 실현까지 통합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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