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판 바꾼다? "다낭 39만원" 그 싸구려 또 돌아왔다
2022 여행레저 7대 뉴스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관광
되살아난 해외여행, 싸구려 패키지는 여전
2020년만 해도 코로나가 관광업계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했지만, 정작 큰 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 베트남 다낭 39만원, 튀르키예 99만원. 이런 식의 저가 패키지 상품이 되살아났다. 3년 가까이 빙하기를 경험한 여행사들이 품질이 아니라 가격으로 과열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 3중고도 해외여행 회복의 걸림돌이다.
냉탕 온탕 오간 지역 축제
여름에 들어선 주요 축제가 일제히 개막했다. 보령머드축제는 아예 축제 기간을 열흘에서 한 달로 늘려 왁자하게 축제를 치렀다. 약 135만 명이 방문했다. 장흥물축제, 화천토마토축제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축제 참가자는 마스크를 쓰긴 했어도 모르는 사람과 어울려 물놀이를 하고, 토마토풀장에서 뒹굴며 모처럼 자유를 누렸다. 코로나가 아닌 복병 때문에 축제를 접은 지역도 있었다. 평창 효석문화제는 폭우 탓에 메밀 농사를 망쳤고, 보은대추축제는 이상 고온으로 대추 수확량이 지난해의 절반에 불과했다. 관광업계에선 기후 위기도 새 변수로 떠올랐다.
코로나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와중에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다. 지자체뿐 아니라 테마파크, 호텔, 리조트도 핼러윈 관련 행사와 축제를 전면 중단했다. 그 여파가 겨울까지 이어지고 있다. 화천 산천어축제, 평창 송어축제 등 3년 만에 재개하는 겨울 축제도 있으나 인파 밀집으로 인한 사고를 우려해 축제를 포기한 지역도 많다. 겨울 코로나 재확산 우려까지 겹쳤다. 올겨울 포항시는 호미곶 해돋이 축제, 당진시는 왜목마을 해돋이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원거리 국립공원 이용객 ↑
걷기여행의 대명사 제주올레도 완주자가 크게 늘었다. 올해는 11월까지 완주자가 4590명 나왔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완주자(4464명)보다 많은 숫자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올 11월까지 제주올레 완주자는 모두 11만832명으로, 2012년 제주올레가 완성된 이후 집계한 전체 완주자 1만721명의 68.7%를 차지한다.
국립공원 탐방객도 꾸준히 늘었다. 올해 11월까지 전국 22개 국립공원 탐방객은 3669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확연히 달라진 트렌드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했던 2020, 2021년에는 대도시에서 가까운 국립공원이 인기였다. 북한산·계룡산·치악산 탐방객이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 늘었었다. 올해는 다르다. 월출산(98.5% 증가), 지리산(34.0% 증가), 한라산(31.1% 증가), 한려해상(19.0% 증가) 같은 남부지방 국립공원 이용객이 부쩍 늘었다. 그동안 위축됐던 장거리 여행이 거리두기 해제 이후 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MZ세대는 등산·캠핑·서핑 같은 야외활동 외에 테니스·러닝·요가 같은 여가에도 적극적이었다. 여가 예약 플랫폼인 '프립'은 올해 요가(94%), 라켓스포츠(70%), 러닝(59%) 매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프립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등산·서핑처럼 인파 밀집도가 낮은 레저가 인기였는데 거리두기가 사라진 뒤에는 다양한 활동이 골고루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이 된 여행
대표 사례가 전남 강진의 ‘푸소’다. 농촌 민박과 체험을 결합한 여행 프로그램으로, 26개 농가가 참여한 ‘푸소 일주일 살기’는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문체부는 올해 전남 해남, 강원도 속초 등 10개 도시와 생활관광 활성화 사업을 벌였다. 걷기여행, 장 담그기, 분재 체험 등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박 이상 생활관광 체험객 중 71%가 “재이용 의사가 있다”고 답했고, 숙식비 외에 13만5000원(1인 평균)을 지출했다.
재택근무, 원격 근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워케이션(work + vacation)’을 도입하는 회사도 부쩍 늘었다. IT 회사, 레저 관련 기업이 워케이션 도입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한화리조트는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2~4주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야놀자는 직원 300명에게 일주일 워케이션 기회를 제공했다.
지자체도 관심이 많다. 강원도, 부산시, 제주도 등이 대표적이다. 강원도와 강원도관광재단이 기획한 워케이션 특화 상품은 올해 2만2801박 판매를 기록했다. 강원도관광재단 원문규 관광마케팅실장은 “코로나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내년에도 직원 복지 차원에서 워케이션을 도입하는 회사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민호·최승표 기자 ploves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여름, 어느 의사의 고독사…친형은 외제차 타고 나타났다 | 중앙일보
- 이수정 경악 "옷장에 시신 둔채 여친 부르다니…피해 또 있을듯" | 중앙일보
- 5억짜리 아파트가 50억으로…상상 못 할 재건축 성공신화 | 중앙일보
- 이렇게 택시기사 유인했다…접촉사고 CCTV '15분의 기록' | 중앙일보
- 18세 여성 승객 골목 끌고가 강제추행…50대 택시기사, 처벌은 | 중앙일보
- '미성년 제자 성착취' 전 피겨국대 이규현 징역 6년 구형 | 중앙일보
- 심부름꾼서 방송의 전설로…유재석과 송해 합치면 이 남자 | 중앙일보
- 대뜸 "혐오스런 중국인"…한국 유학생, 독일서 무차별 폭행 당했다 | 중앙일보
- '뇌전증 4급 조재성' 이런 병역비리 10명 이상…스포츠계 발칵 | 중앙일보
- '연예 뒤통령' 이진호 "이선희, 권진영한테 30억 받고 끝까지 침묵"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