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인기 너무 얕봤다… “생화학무기·폭탄 실어 보낼 수도”

김영선,정우진,구승은 2022. 12. 28.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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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무인기 5대가 5시간 넘게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이 발생하자 전문가들은 군 당국의 대비가 소홀했다며 철저한 보완을 촉구했다.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군은 그동안 북한 무인기에 대해) 조악한 수준이고 중국에서 수입한 구닥다리라며 비하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면서 "북한의 경우 오래전부터 드론에 눈을 뜬 것 같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드는 나라가 드론 기술 하나 없었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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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전문가 “5년 전보다 정교해져”
南에 ‘치명적 무기’ 철저한 대비 촉구
교신방해 추락 유도 ‘재머’ 개발 속도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 연합뉴스


북한의 무인기 5대가 5시간 넘게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한 사건이 발생하자 전문가들은 군 당국의 대비가 소홀했다며 철저한 보완을 촉구했다. 특히 북한의 무인기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남측에 치명적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지난해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공언했던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과제들을 최근까지 공개했는데, 유일하게 무인기만 드러내지 않았다”며 “그동안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던 무인기를 굳이 남한으로 보낸 건 무인기 개발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군이 북한의 무인기 전력을 평가절하하며 대비태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것도 실책으로 지목된다. 군사 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군은 그동안 북한 무인기에 대해) 조악한 수준이고 중국에서 수입한 구닥다리라며 비하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면서 “북한의 경우 오래전부터 드론에 눈을 뜬 것 같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드는 나라가 드론 기술 하나 없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전 의원은 “가장 뼈아픈 대목은 남한의 대비태세에 허점이 많다는 게 북한에 알려진 것”이라며 “전투기를 띄우는 등 거창한 작전을 한 게 오히려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북한이 무인기 성능을 빠르게 개선해 파괴력이 큰 폭탄과 독성이 강한 생화학물질을 실어 남쪽으로 날려 보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이 5년 전보다 더 정교한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확신한다”며 고성능 폭발물이나 생화학무기 등을 운반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봤다.

정치권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군 당국의 부실한 대응을 비판하며 재발방지책을 주문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적의 무인기가 서울 중심까지 아무런 제재 없이 날아온 것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라며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전남 장흥을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측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고 엄중하게 경고한다”면서 “우리 정부의 국방안보에 대한 보다 섬세하고 유능한 대책과 대비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에 대해 현안 질의를 하기로 했다.

군 안팎에선 무인기 발견 시 초기에 격추하거나 격추가 불가능할 때는 ‘재머’를 통해 비행체를 추락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재머는 무인기와 지휘소의 교신을 방해해 추락을 유도하는 ‘소프트킬’ 방식의 무기다. 방위사업청이 2026년 1월까지 재머를 개발할 예정이며, 북한 무인기 침공으로 개발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한편 군 당국은 전날 우리 영공을 침범한 무인기가 속력 약 100㎞, 고도 약 3㎞ 전후에서 비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성능은 2017년 강원 인제군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추정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과거 발견됐던 무인기가 GPS 기능을 장착해 입력된 장소로 갈 수 있는 기기였는데, 이번에도 유사한 것으로 본다”며 “원격 조종 능력은 아직 없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김영선 정우진 구승은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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