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명 전도해 등록… 양떼 형편은 현장 가야만 들을 수 있다”
부산의 포도원교회(김문훈 목사)가 2022년 국민일보 제1회 기독교 브랜드 대상 ‘리딩 부문’을 수상했다. 1981년 창립한 포도원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교단에서 가장 큰 교회 중 하나다. 교회 비전은 ‘1만 가정, 3만 성도, 10만 선교, 100만 전파’이다. 포도원교회는 기독교의 불모지인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서 역동적으로 성장하며 본이 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문훈 목사를 지난 9일 포도원교회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고려신학대학원(M.Div.) 고신대학교 대학원(Th.M.)을 졸업했고 CTS기독교TV와 CBS TV, 극동방송 등에서 방송 사역을 하고 있다. 저서로 ‘살리는 목회, 살아나는 교회’ ‘한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 등 10여 권이 있다. 목회 현장은 그에게 항상 긴장과 갈등을 준다. 이를 하나님께 의지하며 양떼를 인도하는 것이 김 목사가 생각하는 목사의 사명이다. 그는 목사를 위해서 교회가 있는 게 아니고 교인을 위해서 목사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연 ‘나는 우리 양 떼에 꼭 필요한 목자인가’는 그가 스스로 던져온 평생의 질문이다.
-먼저 ‘목회란 무엇인지’ 말씀해달라.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너는 네 양 떼의 형편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항상 네 소 떼에 마음을 두어라’는 잠언 27장 23절 말씀이다. 내 마음엔 이렇게 와 닿는다. ‘양 떼들이 행복하다면 내가 뭔 짓이든 해야 하겠구나,’ 이 말씀을 지키고자 몸과 마음을 다했다. 포도원교회 목사로 일해온 24년 5개월 동안 안식년 없이 섬겼다. 휴가도 안 갔다. 목회자들은 월요일에 쉰다. 우리 교회 부목사들이 쉬는 월요일이 내겐 대목이다. 다음 주 주보 만들고 신도들 한 명이라도 더 만나러 다녔다. 올해 직접 전도해서 등록시킨 교인이 51명이다. 계속 현장으로 나가야만 한다. 양 떼의 형편은 현장에 가야만 들을 수 있다.”
-목사님은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고 강연도 많이 다니면서 동시에 교회를 직접 챙긴다는데 비결이 궁금하다.
“나처럼 방송을 많이 하고, 부흥회를 많이 다니는 사람이 없다. 나는 서울에서 집회가 있어도 새벽차로 부산으로 돌아와서 새벽기도를 직접 인도한다. 교인들 심방도 새벽 2시까지 돈다. 가끔 내가 사찰 집사인가 싶을 정도로 교회에서 산다. 교회 규모가 커졌지만 개척교회 목사의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하나님이 양 떼를 항상 돌보라 하셨다. 목사는 하나님 말씀 듣고 그대로 뛰면 된다. 그러면 하나님이 잘 인도해 주신다.”
-이열치열 방식으로 코로나 위기를 이겨냈다고 들었다.
“코로나 시절 제 주제곡이 ‘내일 일은 난 몰라요’였다. 3년이나 갈 줄은 몰랐다. 코로나 때는 평소보다 8배를 더 노력해야 했다. 힘들수록 더 찬송을 부르고 어려울수록 더 감사해야 한다. ‘이열치열’처럼 우리는 코로나 때 행사를 더 했다. 가만히 있는 게 제일 나쁜 거다. 코로나가 면죄부가 되고 핑계나 이유가 될 수가 없다. 코로나 때에 사람들이 더 안 움직이기 때문에 행사를 더 벌이고 더 멍석을 깔았다. 일단 다양한 행사를 하면 거기 입맛에 맞는 어린이든지 청소년들이 온다. 이들을 양육하며 코로나를 보냈다. 또 하나는 영상 사역의 확대다. 유튜브 같은 영상 사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다행히 우리 교회는 코로나 터지기 전에 방송 시스템을 갖춰놨다. 코로나 때 영상 사역과 SNS를 통한 교구 관리를 강화했다. 앞으로도 이 분야를 강화하며 선교에 힘을 쓸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교계가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절실한 마음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목회하던 방식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를 핑계로 새벽 예배도 없애고 수요 예배도 안 드리는 교회가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힘들 땐 8배를 더 해야 한다. 코로나는 면죄부가 아니다. 다 바꿀 생각으로 혁신을 해야 한다. 그런데 목회자들이 코로나를 핑계로 목회를 수월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비상 정도가 아니다. 완전히 절벽에 서 있는 상황이다. 교회가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데도 이를 느끼지 못하는 목회자들이 보인다. 절실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 목회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현장을 뛰는 목회자로서 지금 한국 교회가 미처 살피지 못하는 부분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교회에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가 실버 세대에 무관심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싶다. 평생 교회를 위해 헌신해온 어르신들을 향한 교회의 관심과 배려가 적다. 그들은 불쌍한 세대다. 항상 양보하고 희생해왔다. 실버 세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대안과 배려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 노인들은 조금만 잘 대해 드려도 고마워하신다. 젊은이들을 챙기는 만큼 우리 어르신들도 돌봐 드렸으면 좋겠다. 이 점이 지금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놓치는 부분 같다.”
-부산을 대표하는 목회자 중 한 분으로서 몸소 경험한 부산 선교의 특징에 대해 말해달라.
“부산 사람들이 굉장히 거칠다. ‘친구’라는 영화가 나올 정도로 건달도 많다. 그게 오히려 선교의 기회였다. 그만큼 부산 사람들에게 안정과 평안을 구하는 마음이 강하다. 우리는 아주 작은 교회에서 시작했다. 117평에 주차장 하나 없이 부산에서 제일 가난한 구포라는 지역에서 일어섰다. 그런 곳에 있으면서도 무식한 게 용감하다고 겁 없이 전도하고 다녔다. 포도원교회가 100명에서 1000명, 1만명으로 성장할 때 부산이 불교 도시고 거친 도시이기에 오히려 더 복음이 빨리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예수 믿으라 하면 막 욕하다가 갑자기 확 믿고 그랬다.”
포도원교회는 부산시 북구 효열로에 있다. 부산과 김해와 양산의 중간 지점이다. 부산 외곽의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지역이었는데 지금은 교통의 요지로 변했다. 부산의 5대 교통수단이 지나는 곳이다. 먼저 김해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낙동강 하구라 항구에서도 가깝다. 남해고속도로와 신대구 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의 출구와 5분 거리다. KTX 구포역과 10분, 여기에 새로 연결된 지하철 율리역에선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포도원교회 자리가 지정학적으로 부·울·경 선교의 핵심 위치로 보인다.
“예전의 변두리가 완전히 바뀌었다. 저 앞에 보이는 다리만 건너면 인구 70만명의 김해가 나온다. 여기서 북쪽으로 10분만 가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살고 있는 인구 30만명의 양산시가 있다. 부산과 김해, 양산을 향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거점이 됐다. 성경에서도 하나님께서 변방에서, 들판에서, 빈들에서 종들을 불러 쓰셨다. 부산의 단점이 장점으로 변하는 모습을 봤다. 최악의 상황이 최상의 조건이 될 수 있는 게 목회라고 경험했다. 하나님께서 하시면 안되는 일이 없다.”
-하나님께서 온전히 이끄시는 신앙을 강조했다.
“신앙을 되돌아보면 내가 공부를 해서, 내가 노력해서 하나님을 믿어 온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이 강권적으로 내 뒷덜미를 잡고 여기까지 끌고 오셨다. 60대 중반의 삶을 돌아보면 확신이 든다. 신앙을 고백하자면 철저히 하나님이 끌어 주셨고 내가 순종만 하면 좋았던 삶이었다. 순종을 몰라서 고생을 했고 나중에 깨달은 다음에야 일이 성사됐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 하나님 100%, 사람 100%란 말이 있다. ‘절대주권 생사화복’이다. 하나님이 주관하시는데 심은 만큼 믿음 만큼 뿌린 만큼 거둔다. 이게 내 신앙이고, 포도원교회 성도들에게 항상 하나님만 보고 가야 한다고 전하는 이유다.”
-곧 2023년이다. 새해에 특별히 바라는 점과 이루고 싶은 목표를 말해달라.
“포도원교회는 새해 표어나 구호를 정하지 않은지 몇 년 됐다. 내년 목표도 잡지 않았다. 상황은 끊임없이 변한다. 우린 그냥 밀고 나간다. 날마다 아침마다 혁신해나갈 거다. 하나님이 부르시고 시대가 요청하고 교회가 필요하면 해보는 거다. 이거다 싶으면 바로 도입한다. 이런 방식이 맞아떨어지니 프로그램이 살아나고 교인들이 결집이 되고 교회가 성장했다. 하나님이 주관하시면 심은 만큼, 믿음만큼, 뿌린 만큼 거둔다. 주님이 이끄시고 우리는 따를 뿐이다. 2023년 포도원교회는 주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부산=글·사진 조용탁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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