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사람사진] 2022년 자연인→개그맨 컴백/이승윤의 익살 새해 다시 볼까
올해 만난 사람 중 가장 인상적인 이를 꼽으라면 개그맨 이승윤이다.
사실 공중파에서 개그 프로그램이 사라진 시대다. 그 바람에 시청자를 울고 웃기던 개그맨 또한 무수히 사라졌다.
그러다 올해 ‘개그로 승부하는 자’라는 프로그램이 반짝 등장했었다. 이를테면 12개 팀이 경연하여 우승팀을 뽑는 프로그램인데 개그맨 이승윤 팀이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것을 계기로 개그맨으로서 이승윤을 만난 터였다.
그의 출연 계기와 소감에 오늘날 개그계의 암울한 현실이 담겨 있었다.
“프로그램 출연 섭외가 왔을 때 많이 고민했습니다. 솔직히 할까 말까 망설인 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무려 7년간 개그를 떠나 있었거든요. 대체로 저를 산에만 다니는 자연인 개그맨으로 인식하기도 하고요. 그러니 다들 저희 팀을 탈락 1순위로 꼽더라고요. 이를 악물었습니다. 첫 번째로 탈락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의 팀원 이상민, 이상호, 심문규, 홍나영 또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터였다. 이런 팀원과 동고동락하며 만들어낸 그의 우승 소감은 이러했다.
“그간 관객의 웃음소리를 잊고 있었습니다. 그 웃음소리, 제가 그렇게 즐겁게 개그 콘서트를 했던 이유였습니다. 제가 ‘개그맨 이승윤’으로 다시 불리게 된 것만으로도 최대 수혜자입니다.”
‘개그맨 이승윤’으로 다시 불리게 된 것이 최대 수혜라니 아이러니였다.
자칭 수혜자로서 그의 마지막 바람은 이러했다.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개그 프로그램이 방송사마다 하나쯤 있으면 좋을 텐데요.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신인도 너무 많습니다.”
‘개그로 승부하는 자’가 문을 닫으며 또다시 예전 현실로 돌아갔다. TV에선 여전히 자연인과 함께 울고 웃는 그의 모습만 여전할 뿐이다.
새해 계묘년엔 ‘개그맨 이승윤’으로 TV에 등장하는 그를 볼 수 있을까?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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